[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5월 10일, 메이저리그 소식 '고난 속에서 빛나는 이대호의 멀티히트'
3타수 2안타에 볼넷 하나. 경기 MVP가 부럽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타점도, 득점도 없었다. 뒤를 바쳐줄 타자가 없었던 탓이다. 10일(한국시간) 탬파베이 전에서 선발로 나서 준수한 성적을 남긴 이대호 이야기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1:1 동점이던 4회말 1사 후에 우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 타자 레오니스 마틴과 아오키 노리치카가 각각 삼진과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홈을 밟아보지도 못했다.
5:2로 앞서던 7회말에도 2사 후에 초구를 가격해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지만 다음 타자 마틴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홈은커녕 2루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하위 타순인 8번에 자리 잡고 있으니 1할대로 추락한 9번 타자 마틴이나 2할대 초반의 1번 타자 아오키의 후속타를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타점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앞 타순의 타자들이 출루해 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날 경기의 수훈선수로는 2번 타자 케텔 마르테가 뽑혔다. 1회부터 2루타로 포문을 열었던 마르테는 3회 연타석 2루타를 기록한데 이어 5회에도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6회에는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5타수 4안타에 3타점 3득점. 이대호도 상위 타순에 있었다면 그에 못지않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자꾸 앞서게 만든다.
시애틀의 스캇 서비스 감독은 상대 선발이 우투수일 때 좌타자 애덤 린드, 좌투수일 때 우타자 이대호라는 공식을 좀처럼 깨뜨리지 않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5월 10일 현재 애덤 린드의 타율은 2할 1푼 2리에 불과한데 비해서 이대호의 타율은 2할 8푼 6리에 달한다. 서비스 감독의 고집이 언제쯤 바뀔는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신시내티와 원정경기를 치른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3으로 패색이 짙어가던 9회초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복귀 후 첫 2루타를 터트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소중한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기회를 살리지는 못 했다.
한편, 박병호의 미네소타와 김현수의 볼티모어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되었고,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와 최지만의 LA 에인절스는 경기가 없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