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5월 7일, 메이저리그 소식 '복귀 전에서 연타석 홈런포를 쏘아올린 강정호'
복귀 전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아 보였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마음만 앞설 뿐 몸이 따르지 않는 듯 보이기도 했다. 더구나 복귀 후 맞이한 첫 타석에서는 병살로 물러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무사 만루에서 내야 뜬공에 그쳤다. 팀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부담이 되는 듯싶었다. 과연 복귀 전을 웃으면서 끝낼 수 있을 것인가. 232일 만에 메이저리그 그라운드에 나선 강정호 이야기다.
강정호가 돌아왔다. 하지만 복귀 전에서 들어선 두 타석은 신통치 않았다. 두 번 모두 초구에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못 했다. 무사 1-2루에서 들어섰던 첫 타석도 초구를 노렸고, 무사 만루에서 맞이했던 두 번째 타석도 초구에 방망이가 나갔다. 공격적이었으나 병살과 뜬공에 그치면서 팀에 도움이 되지는 못 했다.
그렇지만 강정호의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세인트루이스의 두 번째 투수 타일러 라이언스의 145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으로 넘겨버렸다. 우직스럽게 초구만 노려 친 결과였다. 지난해 9월 10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트린지 240일 만의 맛보는 짜릿한 홈런이자, 복귀를 기념하는 축포였다.
강정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한 번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다. 1점 차로 쫓기던 8회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 세 번째 투수 케빈 시그리스트의 151km짜리 패스트 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관중석 3층에 꽂히는 대형 아치였다. 지난해 8월 23일 샌프란시스코 전 이후 258일 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멀티 홈런이었다.
강정호의 활약에 힘입어 피츠버그는 세인트루이스를 4:2로 누르고 4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0으로 앞서가던 6호 강정호의 투런홈런으로 점수를 벌일 수 있었고, 3:2로 쫓기던 8회에도 강정호의 솔로홈런으로 도망갈 수 있었다. 피츠버그가 뽑은 4득점 중에서 3점이 강정호의 손에서 나온 셈. 강정호를 기다렸던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된 것은 물론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는 '강정호 쇼(Kang Show)'라는 제목으로 강정호의 활약을 소개했고, 강정호 역시 인터뷰에서 "첫 경기라 기대도 하고 걱정도 했는데, 좋게 마무리했지만 이제 시작인 것 같다"면서 "첫 타석, 두 번째 타석에서는 타이밍이 늦었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는 빠르게 준비했다. 그래서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박병호도 멀티히트로 강정호의 복귀를 축하했다. 2회 첫 타석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박병호는 6회에 우중간으로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강정호와 함께 동반 홈런포를 쏘아올리나 싶었지만 시카고 화이트삭스 중견수 오스틴 잭슨의 호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4:10으로 패했고, 박병호의 타율은 2할 5푼에서 2할 6푼 8리로 상승했다.
한편, 강정호와 맞대결을 기대했던 오승환은 출전하지 않았고, 시애틀의 이대호와 LA 에인절스의 최지만도 경기에 나서지 못 했다. 시애틀과 LA 에인절스는 각각 휴스턴과 템파베이에게 3:6과 2:5로 패했다. 오클랜드와 경기가 예정되어 있던 김현수의 볼티모어는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