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4월 9일, 메이저리그 소식
드디어 터졌다.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던 박병호가 9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고, 한국과 일본 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이대호도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2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방향의 깊은 타구를 날린 후, 4회초에는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가기도 했다. 1사 1-2루의 득점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던 6회초에는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으나 2:2로 맞서고 있던 8회초 비거리 134m 짜리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그렇지만 역전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8회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케빈 젭센이 캔자스시티 선두 타자 고든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데 이어 7번 타자 페레즈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으면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8번 타자 인판테의 희생 플라이로 승부는 다시 뒤집어졌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되었다.
8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도 2회말 첫 타석에서 공 3개로 삼진 당한 후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비거리 127m 짜리 솔로포를 가운데 담장으로 쏘아 올렸다. 3경기 만에 터진 데뷔 첫 안타이자, 데뷔 첫 홈런이기도 했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외야로 타구를 날린 이대호는 9회말 투아웃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았지만 대타 린드로 교체되면서 더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는 없었다.
지난 시즌 20홈런을 기록했던 애덤 린드가 허무하게 삼구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시애틀은 오클랜드에게 2:3으로 패했다. 만일 이대호에게 마지막 타석을 맡겼더라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허망한 생각이 좀처럼 가시지 않게 만든다.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첫 타석에서 절묘한 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낸 추신수는 8회에도 볼넷을 얻어내면서 1할 6푼 7리였던 타율을 1할 8푼 8리로 소폭 올렸고, 4할대 출루율을 유지했다.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3점을 뽑아낸 텍사스가 7:3으로 승리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은 추신수와 맞대결을 펼쳤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데뷔 첫 안타 신고식을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4:4로 맞서고 있던 7회말 선발 하이메 가르시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제구에 난조를 보이면서 선두 타자 스텁스를 볼넷으로 내보내야 했고, 1사 2루에서는 폭투로 1사 3루의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3번 타자 프리먼을 고의사구로 내보냈으나 4번 타자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2사 1-3루에서 세 번째 투수 시그리스트에게 공을 넘긴 오승환은 5번 타자 마케이키스를 시그리스트가 내야 땅볼로 잡아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경기는 8회 디아즈의 솔로 홈런과 9회 가르시아와 피스코티의 솔로포로 3점을 추가한 세인트루이스가 7:4로 승리했다.
한편,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오늘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 했다. 탬파베이와의 원정경기에서 볼티모어가 1:6 다섯 점의 적지 않은 점수 차로 승리했음에도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끝내 김현수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김현수와 포지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리카르도가 2안타를 치고, 레이몰드는 홈런까지 치면서 김현수에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