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마르소,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 거부 이유
배우 소피 마르소가 프랑스 최고의 훈장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수상을 거부했다.
소피 마르소는 프랑스 문화예술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수상자로 꼽혔으나, 지난해에만 154명을 처형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에게 이 상이 수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항의의 뜻으로 훈장 수상을 거부한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프랑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1월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한 테러 혐의자 47명을 처형하자, 이를 맹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으나 두 달 만인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소피 마르소는 13세에 영화 '라붐'으로 데뷔, 일약 세계적인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80년대 대표적 책받침 스타로 불리며 당대 큰 인기를 누렸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제정한 상으로 정치·경제·문화·종교·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공로가 인정되는 사람에게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다. 다른 훈장과 달리 공적을 대한 표창이라기보다는 영예로운 삶을 산 인물에게 수여되는 성격이 강하다. 훈장을 수여한 후에 명예를 지키지 못하면 취소된다.
이 훈장은 5등급(그랑크루아, 그랑도피시에,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으로 나뉜다. 한국인 중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지휘자 정명훈, 이창동 감독, 임권택 감독 등이 수상한 바 있다. 2012년 패션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유대인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박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