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치료에 대변이 약? 네덜란드 ‘대변은행’ 설립
의학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는 15일(현지시각) 네덜란드에 ‘대변은행’이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레이든 대학교 의료센터가 최근 설립한 ‘네덜란드배설물기증은행(NDFB)’은 장 속의 유익한 균이 약해지거나 없어져 고통받는 만성 장내 감염증 환자들에게 ‘건강한 장내 유익 세균’을 이식해주고 관련 치료법과 의약품 개발 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되었다.
유해균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Clostridium Difficile)균이 이상 번식으로 인한 만성 장내 감염증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이 다른 사람의 배설물에서 얻은 건강한 균을 체내로 이식하는 것이며, 만성 장염의 일종인 크론병 등의 치료에도 건강한 장내 세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이상증식증 진단을 받는 환자는 네덜란드에만 매년 3천 명에 달하고 이 중 5% 정도는 만성화되는데, 이를 내버려두면 심한 설사와 결장 염증, 장 천공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레이든 대학 미생물학자인 에드 코이예페르 교수는 “대변기증은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 강조했다.
대변은행에 대변을 기증하기 위해서는 병력, 혈액검사, 대변검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해 기증자 부담이 큰 편이다. 2015년 미국에 설립된 대변은행 오픈바이오미(OpenBiome)에서는 기증자에게 1회당 40달러를 지급하지만, 네덜란드 대변은행에서는 기증에 대한 대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