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읽을만한 책] 행복에 관한 마술적 연구
뱅상 세스페데스 저/허보미 역 | 함께읽는책
이 책의 저자는 행복을 일종의 신화로 만들고 매일 남들 앞에서 행복한 척해야만 하는 우리시대의 세태를 해피니즘이라고 이름 붙이고 영화와 문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비판한다. 우리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쾌락을 위한 쾌락도 행복을 위한 쾌락도 아닌 행복을 위한 행복에 불과하며, 행복해야 할 의무를 강요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해피니스트들의 엄혹한 독재 체제 하에서 행복을 갈망하도록 강요받는다. 이런 행복은 건강과 같이 취급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고백하지 않는 사람은 마치 신경쇠약자, 반사회적 인간, 위험한 테러리스트와 같이 여겨진다. 타인과의 비교에 기반한 이런 상대적 행복은 결국 타인의 불행이 없이는 불가능한 소비로서의 행복에 불과하다. 그래서 욕망을 거세하기 위해 기성품 같은 욕망인 사치를 추구하고, 꿈을 잊기 위해 위조된 환상 속에서 시간을 허비한다. 우리는 불행하지 않은 것에 행복해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평범성 때문에 늘 불행하다. 자의적으로 정한 정상이라는 범위에 들어야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착각 자체가 일종의 질병이다. 과시적인 소비는 과시적인 행복으로 귀결되고 결국 끝없는 좌절감으로 몰고 간다. 진정 행복하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척하는 행복노출증 환자는 강압에 의한 거짓 미소를 연기하지만 자신이 행복한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버릇 때문에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모두가 행복한 척 하는 곳에서는 아무도 행복할 수 없다. 행복경화증에 걸린 조울증은 타협과 합의, 무미건조함이라는 평범성의 결과이다. 그리고 살육적 광기를 합리화하는 알리바이와도 같은 ‘보편적 행복’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무늬만 낙원인 무색·무취의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우리를 충만하게 채우는 수많은 감정과 사건의 칵테일을 흡수하고 소화시키는 일종의 꿈이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고 평범한 정상적 범위 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이고 계획을 벗어나는 충동이다. 행복은 취하지 않고도 삼페인을 마신 듯한 기분, 즉 스스로 톡톡 튀어 오르며 매혹적으로 변하여 주변에 매력 파동을 발산하며 주변인들을 생기로 톡톡 튀어 오르게 하는 것이다.| 추천자: 이진남(강원대 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