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돌아보는 삶의 순간] 영화 ‘검사외전’, “넌 나쁜 X일까? 아닐까?”
황정민, 강동원 주연
재욱(황정민 분)은 “때리는 게 약인 놈도 있다”고 말하는 거친 수사 방식의 ‘다혈질’ 검사다. 그런데, 그가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변사체로 발견되어 살인 누명을 쓰고 15년 형을 받고 수감된다. 5년 후 재욱은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알고 있는 꽃미남 사기꾼 치원(강동원 분)을 감옥에서 만나게 되고 사기꾼 치원을 무혐의로 내보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진범을 찾기 시작한다.
우리는 상대방의 근본에 대해 궁금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일까 좋은 사람일까? 좋은 사람이면 관계를 좋게 가져가고 나쁜 사람이면 곁에서 함께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나쁜 사람은 언젠가 자신에게 해를 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중요한 일이 걸려있을 경우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줬으면 하는 이유도 그 이유이다.
영화 ‘검사외전(2016)’에서 검사 재욱도 누명을 벗기 위해 감옥 밖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을 사기꾼 치원에게 맡길 때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묻는다.
“넌 나쁜 X일까 아닐까?”
그런데 좋은 사람이 좋은 일만, 나쁜 사람이 나쁜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도 의도치 않게 나쁜 일을 만들 수도 있고, 나쁜 사람도 어떤 이유에서 좋은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나쁜 사기꾼이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쳐서 이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가끔은 그 사기의 이익이 그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 영화 ‘검사외전’에서 재욱을 돕기 위해 사기꾼 치원이 하는 일처럼 말이다.
영화 ‘검사외전’은 하나의 잣대로, 하나의 상황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기보다 진실과 상황에 따라 사람은 바뀔 수도 있다고 그 상황이 사람을 망칠 수도 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열정 담긴 연기를 펼친 전과자 검사 역의 황정민과 허세 남발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 역의 강동원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영화 ‘검사외전’. ‘비스티 보이즈’, ‘군도:민란의 시대’의 조감독과 각색을 담당했던 이일형 감독의 첫 작품으로 범죄 코미디 장르지만 좀더 코믹하지 못함에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