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스포츠 사이언스'
스포츠 사이언스 ㅣ TV조선 스포츠부 지음ㅣ북클라우드 ㅣ283쪽ㅣ14800원
# 지난 5월 2일.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이 열렸다. 복싱에 '복'자도 모르는 나조차도 경기를 기다리며 심장이 떨렸으니, 스포츠 팬들의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쾌한 한 방은 커녕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 때문에 보는 내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경기를 보며 '나도 저렇게 피할 수 있겠다'며 답답해 했다. 하지만, 그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의 스킬에도 과학이 숨어있다는데!?
TV조선 스포츠부 기자들이 지난 4년 동안 매주 연재한 리포트를 엮은 책 '스포츠 사이언스'가 출간됐다. 책은 인기 스포츠인 야구, 축구, 농구의 과학적 원리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수영, 골프, 복싱 등 올림픽 종목을 아우르는 66편의 글을 싣고 있다. 세계를 제패한 케냐 육상 선수들의 유전적 비밀이나 피겨 선수 김연아의 '교과서 점프' 등 기초종목에 관한 궁금증도 풀어준다.
다시 메이웨더의 이야기를 해볼까. 책에 따르면, 주먹이 얼굴로 향하는 시간은 0.16초. 그것을 뇌가 인식하고 몸이 움직이는 데까지는 0.32초가 걸린다. 즉, 주먹을 보고 피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메이웨더는 어떻게 그렇게 잘 피한걸까? 상대의 어깨 다리 등의 움직임을 보고 주먹 방향을 예측해 먼저 움직이는 기술 '위빙' 덕분이라고 한다. 이 기술을 익히는 데에는 연습밖에 없어서 메이웨더처럼 잘 피하는 것도 아무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스포츠 사이언스'는 매주 TV조선 '뉴스쇼 판'에서 연재되고 있다. 방송 리포트의 특성상 알아듣기 쉽고,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취재 및 리포트 제작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스포츠 관련 전공서적을 뒤적이는 것은 기본, 직접 몸을 던져 실험에 참가하는 등 기자들의 노고가 담겨있다.
그 열정은 책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출판을 기획하고 원고를 다듬는 데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됐다. 또, 한국 스포츠개발원(KISS) 의 80여명의 전문가들이 직접 감수해 신뢰도를 높였다. 복잡한 숫자, 공식 대신 실제 경기장면과 그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하는 리포트 화면이 수록돼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정보가 풍부하면서도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스포츠 마니아라면, 이제 막 스포츠에 관심이 생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쉽게 기초 상식을 얻을 수 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빨라진 구속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오승환의 돌직구 비결, 야구 슬라이딩이 빠른지 전력질주가 빠른지, 아리송했던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게 스포츠라고도 한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는 물론이고, 국내외 크고 작은 경기들을 더 흥미진진하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