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살게요”
 
상대방에게 도움을 받았거나 신세를 졌을 때 한국인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상대에 대한 고맙거나 미안한 마음이 함축된 표현으로 한국인만의 ‘밥 문화’가 반영된 인사다.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단순히 밥을 먹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사다’는 비용을 지불하고 그 물건을 제 것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을/를 사다’의 꼴로 쓰이는 동사다.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에 따르면 ‘사다’는 ‘물건을 사다’의 의미(94.2%)가 압도적으로 높게 쓰인다.
 
‘사람을 사다’와 같이 비용을 치르고 노동력을 얻는 것에도 ‘사다’를 쓸 수 있다. ‘부러움을/노여움을 사다’에서 ‘사다’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도록 한다는 뜻이다.
 
돈을 내고 음식을 함께 먹거나 나누는 것을 ‘밥을/점심을/술을 사다’ 등과 같이 표현한다(4.2%). 여기에서 ‘사다’는 단순히 ‘구매하는 행위’가 아니다. 자리를 함께 하여 상대와의 관계를 맺어 간다는 의미가 함축된 점이 흥미롭다.
 
‘사다’의 굳어진 꼴로 쓰인 예로 ‘높이 사다’와 ‘사서 ~’가 있다. ‘그 사람의 능력을 높이 사다’라고 하면 ‘어떤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이 된다. ‘사서 고생을 하다’에서 ‘사서~’는 ‘가만히 있으면 좋은 일을 굳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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