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없이도 누비는 중국] 부침개(家常饼)
노릇노릇 갓 구워낸 밀전병의 고소한 향과 맛
별다른 양념도 하지 않고 안에 들어 있는 것도 없지만 고소하게 먹을 수 있는 밀전병. 언뜻 보기에는 밀가루를 물에 개어 그냥 부친 것 같지만 세밀한 작업을 거쳐야 한다. 잘라진 밀전병의 결을 보면 여러 장의 얇은 부침이 겹겹이 붙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습자지처럼 얇게 부친 여러 장의 밀전병을 포개서 부쳤기 때문이다. 노릇노릇 구운 밀전병은 그냥 먹어도 고소하고 쫄깃쫄깃하지만 각종 요리를 싸 먹으면 더욱 맛있다.
Tip
懒人饼(란런뻥) '게으른 사람의 부침개'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집에서 밀가루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어 먹는 부침개를 뜻한다. 이름의 유래는 게으른 아들을 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아들이 굶을 것을 염려하여 부침개를 많이 만들어 목에 달아 주었다. 먼 길에서 돌아와 보니 아들이 굶어죽었다. 이유인즉 너무 게을러 턱 밑에 있는 부침개만 먹고, 목 뒤에 있는 부침개는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치 없이도 중국을 누빈다 | 심형철, 전병억 공저 | 시사중국어사
중국 여행 전문가 심형철이 중국의 대중적인 먹거리 중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만 선별해 놓았다. 각 요리마다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이름, 음식맛과 유래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