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이어도 괜찮아! 16살 어린 수컷들의 좌충우돌 자아 찾기
순결소년 | 대원씨아이
신학기,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들이 모인 남자 고등학교 1학년 교실.
단과 학원 번호 외에는 하트를 붙일 곳 없는 16살 사춘기 소년들의 지상 최대의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성(性)이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판타지’와 그 미지의 영역에 먼저 발을 내디딘 자에 대한 ‘동경’, 그리고 절대 지고 싶지 않은 소년들의 ‘척’이 어우러져 '순결소년'들의 좌충우돌 자아 찾기가 시작된다.
작가는 ‘순결소년’을 결코 사회의 통념과 규범에 편입되지 않은 채 자신의 모럴에만 충실한 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미 완성된 몸이지만 단지 법적 연령의 미달이란 이유로 모든 자연의 이치에 눈감고 귀 닫아야 할 미(未)성년들.
AV(성인동영상)가 가득한 하드디스크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AV 마니아, 야설 중독에 빠진 모범생(공부를 잘 하지는 않는다), 강한 남자인 척 순애보를 펼치는 소년 등 '순결소년'의 캐릭터는 극단적이고 이중적이지만 그리 낯설지 않다. 신이 창조한 가장 완벽한 피조물 ‘양성구유(남녀합일의 상태)’가 되기 위해 매일 자신 안에 있는 여성을 찾아내기 위한 수련(?)에 정진하는 주인공보다 그 주변인에게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캐릭터들을 통해 우리가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대리만족, 혹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순결소년'의 소년들은 수많은 에피소드 속에 오해와 좌절, 그리고 동경을 반복하며 성장해 나간다. '순결소년'에서 보여주는 소년들의 로망과 ‘뜨거운 번민’은 그들의 순수함으로부터 기인한 것이기에 야하지만 외설스럽지 않다.
남성 판타지를 대변하듯 모든 여성은 최소 B컵 이상의 가슴을 갖고 있고, 성 외에 다른 곳으로 안테나를 돌리지 않는 소년들. 지하철의 변태 아저씨의 출현은 일상과도 같고, 원치 않는 성추행 상황에서 무심한 소녀들의 반응은 등 만화는 매우 허구적이고 과장되어 있지만 녹록하지 않은 ‘어린 수컷’들이 어른 되기는 많은 이들이 공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 구성이나 컨셉은 2002년도에 개봉되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영화 ‘몽정기’와 비슷하지만, 표현 수위는 영화보다 훨씬 높다. 만화 '순결소년'은 현재 시중에서 전자책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