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주·조연 할 것 없이 코믹은 나의 힘!
드라마를 보면 장르 불문 약방의 감초같이 끼어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코믹 캐릭터다.
과거 드라마에서는 특정 조연이 코믹 요소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주·조연 할 것 없이 코믹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곤 한다. 적절하게 들어간 코믹요소는 무겁거나 지루해진 극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요즘은 장르에서부터 ‘코믹’을 표방하는 드라마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코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어떤 상황이든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
상황에서 유발되는 웃음이라면 탄탄한 대본이 우선이고, 배우 개인에 의한 웃음이라면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요즘 주목받는 코믹 캐릭터의 대부분이 연기력을 인증 받은 중견 연기자들인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요즘 주목받는 코믹 연기의 달인으로는 배우 김수미를 빼놓을 수 없다.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복녀(고두심 분)의 어릴 적 친구이자 감옥 동기인 영옥으로 분한 김수미는 풍금(오현경 분), 탁 기사(이종원 분) 등을 제치고 ‘전설의 마녀’ 최고의 신 스틸러로 떠올랐다. 김수미는 애초 교도소 신에서만 특별출연하기로 되어있었지만, 시청자들의 요구로 극에 다시 합류했다. 복권 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되어 출소한 영옥은 복녀와 이문(박인환) 사이의 삼각관계를 조장하고 돈을 이용해 탁 기사를 유혹하는 등 매회 강렬한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허양금(견미리 분)의 물오른 코믹 연기가 볼만하다. 극 초반 도도한 부잣집 사모님으로 비호감을 샀던 양금은 최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품위와 우아함을 던져버리며 최고의 코믹 캐릭터로 거듭났다. 학창시절 껌 좀 씹고 다니던 일진이었다는 과거가 드러난 후 ‘삐~’ 소리로 가득 찬 대사를 내뱉는 양금은 순봉(유동근 분)의 병세가 깊어지며 어두워지고 있는 극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거의 모든 인물이 코믹한 반전매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명실공히 코믹의 지존은 인하(박신혜 분)의 아버지 최달평(신정근 분)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 인하는 끔찍이도 사랑하는 딸바보 아빠지만 정작 딸 인하와는 항상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어느 장면 할 것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표정부터 몸짓까지 코믹으로 똘똘 뭉친 달평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내는 일등 공신이다.
드라마의 감초 조연에서 신 스틸러로 거듭나고 있는 코믹 캐릭터. 내일은 어떤 코믹 캐릭터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