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스티커'로 대화한다" 세대불문하고 형성된 SNS 스티커 이모티콘 문화
'카카오톡','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가 일반화되면서 단순 이모티콘보다 훨씬 다양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스티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에서만 쓰던 스티커가 '카카오 스토리','밴드' 등의 SNS에도 사용 가능하게 되면서 게시글과 댓글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PC 서비스로만 인식되던 다음, 네이버 등의 포털 '카페' 등에도 스티커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사용성이 더욱 높아졌다.
◇ 모바일에 익숙해진 기성 세대에게도 일반화 된 스티커 사용
SNS '밴드'로 37년만에 다시 만난 40대 후반 초등학교 동창들의 댓글을 보니
위의 이미지는 폐쇄형 SNS '밴드'에 커뮤니티를 만든 '○○초등학교 78년 졸업 동창생 모임'의 댓글을 캡처한 화면이다. 다양한 스티커를 사용하여 메신저로 대화하듯이 많은 수의 댓글들이 오고 간다. 핸드폰 자판 두드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문자 메시지 보내기도 귀찮아 하던 기성 세대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요즘의 스마트 문화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SNS 커뮤니티에서 스티커를 자주 사용한다는 송성림(48, 송파동)씨는 "스티커를 사용하면 표현이 다양해져 대화가 즐겁고 친구의 표정까지 보이는 것 같아 재미있다. 모바일에서 친구들 댓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 쑥스러운 애정 표현도 스티커로 자연스럽게 표현
스티커를 사용하면 쑥스러운 애정 표현도 자연스럽다. 비단 연인 사이가 아니라도 부모와 아이들, 친구들 사이에서도 표현이 쉬워진다. 아들, 딸과 메신저를 하며 스티커를 종종 사용한다는 김만중(49,돈암동)씨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기 쉽지 않은데, 스티커를 사용하여 표현하면 애들도 좋아하고 센스있는 아빠라는 소리도 듣는다"고 말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특성상 스티커를 사용해 표현하면 재미도 있으면서 진심도 잘 전달된다는 것이다.
◇ 표현에 한계가 있는 문자보다 대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애정 표현 외에도 슬픔, 기쁨 등의 감정 뿐만 아니라 지금 자신의 상황이나 환경 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스티커의 매력이다. 상대방을 격려할 때도 그냥 '잘했어!'보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스티커를 함께 덧붙이면 더욱 와닿는다. 아플때도 그냥 '나 좀 아파'가 아니라 이불 속에서 덜덜 떨고 있는 모습의 스티커를 붙여쓰고, 상대방에게 화가 나 있음를 표현할 때도 '저주의 인형'을 찌르는 스티커로 표현하면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 연예인 스티커, 움직이는 스티커 등 프로모션 확대로 사용자 확보
최근 카카오톡 독주 속에 라인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PPL 효과가 컸다. 더불어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송이(전지현 분) 스티커 무료 배포도 한 몫했다.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 드라마 속 대화를 말하는 천송이 스티커는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재미를 메신저로 가져왔다는 평가다.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행할 때 싸이 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고, 유명 카툰이나 만화의 캐릭터를 스티커로 만들어 유료 판매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움직이는 스티커도 인기다. 최근에 많이 선보이고 있는 움직이는 스티커는 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윙크를 날리기도 하고, 엉덩이를 흔들기도 하며, 연인과 함께 달려가기도 한다.
이처럼 더욱 다양해지는 스티커는 메신저 뿐만 아니라 SNS 등 커뮤니티에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해외 메신저 및 SNS도 스티커 캐릭터를 확대하는 추세다. 다양한 스티커가 앞으로 모바일 메신저 및 SNS 플랫폼 영역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