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들이 만난 "예술을 건축한 수도자 '가우디'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예술을 건축한 수도자' 가우디의 건축물들로 인해 유명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우디의 바르셀로나'라고 불릴 정도로 가우디의 작품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사실 파리의 에펠탑처럼 이미 잘 알려진 관광지이다. 그런데 지난 2014년 3월 14일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 스페인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으로 다시 한번 시청자와 여행객을 사로잡았다.
◇ 대장장이 집안의 아들 '가우디'의 타고난 공간감각
가우디의 예술적인 혼은 증조할아버지로부터 이어져 온 대장간에서 시작되었다. 가난한 집안이었지만 대장간에서 보고 배운 작업은 그의 예술적 감각의 바탕이 되었다. 훗날 가우디가 자신의 공간인지능력이 모두 그의 선조들로부터 온 것이라고 밝혔는데, '평면의 동판이 하나의 그릇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그의 3차원적인 공간감각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또, 깨진 타일 조각이나 쓰다 버린 기계 조각, 그릇 조각 등 대장간에서 보았던 재료들은 건축 재료가 되어 그의 창조적인 건축물들에서 그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그가 건축한 '구엘 공원' 곳곳에 조각조각들을 붙여서 만들어내는 트랜카디스 기법이 그렇다.
◇ 그의 평생의 후원자 '에우세비 구엘 바시갈루피'
가우디가 구엘을 위해 '구엘 공원', '구엘 저택' 등 설계 건축
가난했던 가우디의 예술 세계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평생의 후원자인 구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작업장에서 그의 예술적 감각을 눈여겨 본 구엘은 그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그의 가문의 건축을 가우디에게 맡긴다. 대표적으로 '구엘 공원'이 있다.
살바도르 달리가 사랑했다는 거대한 파충류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세상에서 가장 긴 벤치', 돌멩이로 만들어진 돌기둥 사이의 산책로, 트랜카디스 기법을 적용해 타일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뱀 형상의 폭포 등 공원 전체가 거대한 예술품처럼 만들어진 구엘 공원은 가우디만의 예술적인 감각이 듬뿍 담겨 있다. 가우디가 구엘을 위해 설계한 '구엘 저택' 역시 그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만들어졌다.
◇ 가우디의 최대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 가족 성당)
1882년 건축 시작되어 2026년 완공 예정
가우디의 사상과 건축 스타일 등 모든 것 담아
가우디는 1883년부터 1926년 생을 마감하기까지 마지막 43년의 일생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만드는데 바쳤다. 특히 가우디는 삶의 마지막에는 종교에 모든 것을 의지했는데 이 성당 건축에 그의 모든 열정이 승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당에는 그의 종교적 신념과 건축 스타일이 담겨 있다.
"직선은 인간의 선, 곡선은 신의 선"
가우디에게 있어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이 신의 선"이었다. 당시 건축학적으로 직선과 각은 절대적이었지만 그는 곡선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있었다.'신의 선'이라는 것은 그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구름과 파도, 나무 등의 자연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가 만든 대부분의 건축물들에는 이런 생각들이 담겨있어 직선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곡선만을 사용했을 경우 건물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그는 곡선형상에 적합한 구조 역학을 연구하여 건물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는 기존 건축에 대한 통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파격적인 건축이었다.
성당의 전체 구조는 크게 3개의 파사드로 이루어져 있고, 각 파사드에는 4개의 첨탑이 세워졌다. 각 첨탑은 예수의 12사도를 뜻한다. 곳곳에 예수 탄생과 예수의 고난 등을 생생하게 묘사한 조각들이 있어 그의 종교적 신념을 잘 보여준다. 내부에는 하얀벽과 스테인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으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느낌을 더했고, 천장에는 별 무늬가 가득하다.
◇ 2026년 완공 예정 "바로셀로나는 훗날 이 건물로 인해 유명해질 것이다"
스스로도 이 성당의 완성을 다 보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던 가우디는 "처음 시작한 사람이 완성까지 보았다면 그만큼의 웅장함을 기대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시대와 더불어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간다"고 말했다. 더불어 "바로셀로나는 훗날 이 건물로 인해 유명해질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는 가우디는 1926년 산책 중에 전차에 치여 숨졌다고 한다. 더군다나 허름한 옷차림으로 사고를 당해 시민들이 그를 쉽게 도와주지 않았다고 하니 위대한 예술가의 죽음치고는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의 말처럼 바로셀로나는 가우디의 건축물들로 인해 유명해졌다. 가우디의 건축물 구엘공원, 팔로우 구엘, 카사 밀라 등이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고, 특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2006년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화제를 낳았다. 자신의 명예나 이익이 아닌 온전히 위대한 예술품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아 부은 가우디. 어쩌면 그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수천년에 걸쳐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닫고 그의 건축물에 신과 자연을 담아내려고 한 것이 아닐까? 2026년 완성된 이 성당의 모습을 볼 때 아마도 우리는 그의 말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많은 건축가들의 손을 거쳐 장엄한 건축물이 탄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