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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행자의 26%가 부킹닷컴에서 항공·숙박·경험 상품을 동시에 예약한다. 글로벌 평균(17%)의 약 1.5배, 사실상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부킹닷컴 South & North APAC 디렉터 누노 게레이로(Nuno Guerreiro)는 18일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전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이 정도의 커넥티드 트립 활용 비율을 본 적이 없다"며 한국 시장을 전략적 핵심 지역으로 공식화했다.
부킹닷컴의 2026년 1분기 실적은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전 세계 숙박 예약 일수는 3억 3,800만 박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고, 총 예약 거래액(Gross Bookings)은 538억 달러로 15% 늘었다. 매출은 55억 달러로 16% 성장했다. 아시아 지역은 이 중에서도 가장 빠른 성장 시장으로, 아시아 내 여행자가 아시아 여행지로 향하는 인트라 아시아 트립의 예약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이 성장의 중심에 있다. 부킹닷컴 플랫폼 기준, 아시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여행지 순위에서 서울은 도쿄·오사카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한국 방문 외국인 출신국 상위권에는 대만·미국·일본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아시아권과 비아시아권이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타 여행지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해외 여행자는 1,890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한국 정부는 2028년까지 연간 3,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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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닷컴이 이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는 AI 기반 검색 고도화다. 현재 플랫폼에는 자연어 검색과 스마트 필터가 적용돼 있다. 스마트 필터는 기존 최대 60개였던 검색 조건을 수천 개로 확장했다. 예를 들어 "루프탑 바와 수영장이 있는 해변 근처 호텔"처럼 자유 형식으로 입력해도 생성형 AI가 조건을 분해해 적용한다. 음성 기반 고객 응대에도 생성형 AI가 일부 도입됐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클로드 등 외부 AI 모델과의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한국어 현지화는 현재 진행 중으로 한국 이용자는 현재 영어로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둘째는 결제 인프라다. 2026년 1분기 기준 부킹닷컴 전체 총 예약 거래액의 72%가 자사 결제 플랫폼을 통해 처리됐다. 결제 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한국 시장에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연동이 이미 적용돼 있으며, 후불결제 옵션도 최근 추가했다. 신지은 한국·뉴질랜드 지사장은 "네이버페이 도입 이후 한국인 여행자가 국내 여행뿐 아니라 해외 여행에서도 해당 결제 수단을 활용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지방 분산 관광이다. AI 검색을 통해 서울을 넘어 부산·제주·경주 같은 2차 도시로 수요가 퍼지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플랫폼 내 응답자의 67%는 "AI를 통해 이전에 몰랐던 여행지를 발견하고 싶다"고 답했다. 신 지사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 관광 유관 기관들과 지방 소도시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공유 및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니어 여행 수요 증가도 주목할 변수다. 부킹닷컴이 파악한 글로벌 트렌드에서 다세대 동반 여행과 은퇴 후 장기 여행 수요는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7박 이상 장기 숙박 예약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의 전환보다 생성형 AI가 가져올 변화가 더 클 것"이라며 "아직 그 영향의 1%밖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