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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케이투스 “풀스택 AIDC 전략으로 서버 전환기 주도”

기사입력 2025.12.16 11:18
블랙웰 출시 이후, 공랭에서 수냉으로 전환되는 시기
설계·냉각·운영 등 케이투스 AICD 풀스택 전략 주목
“8주면 가동한다” 모듈형 데이터센터로 본격 시장 진입 노려
  • 김준 케이투스 채널 기술영업 부문장. /서재창 기자
    ▲ 김준 케이투스 채널 기술영업 부문장. /서재창 기자

    AI 반도체 성능 향상과 함께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등 차세대 GPU의 등장으로 수냉식 냉각 시스템 도입이 불가피해지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반의 재편이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공랭식 냉각 방식으로는 100kW 이상의 고밀도 서버랙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지면서, 액체냉각(Liquid Cooling) 기술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싱가포르 본사를 둔 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업 케이투스 코리아가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70여 개국에서 활동하며 5개의 공장과 2개의 R&D 센터를 운영 중인 케이투스는 단순 서버 공급을 넘어 설계부터 배포,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시한다. 특히 모듈형 데이터센터 방식으로 기존 대비 획기적으로 단축된 구축 기간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 풀스택 기반의 케이투스 AIDC 전략

    케이투스는 2022년 한국 지사 설립 이후 약 3년간 국내 시장 안착에 주력해 왔다. 케이투스는 x86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데이터센터 전반의 제품 공급과 AI 데이터센터(AIDC) 전문 컨설팅 및 아키텍처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명인 케이투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고, 등반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산 ‘K2’에서 유래했다. 고객이 직면한 어려운 IT 과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네이밍이다. 김준 케이투스 채널 기술영업 부문장은 “올해 국내외에서 AI가 부각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우리는 해외에서 축적한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투스의 강점은 액체냉각 기반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풀스택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서버 벤더가 GPU 서버나 일반 서버 공급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케이투스는 일찍이 서버부터 냉각 인프라, 전력 관리, 모니터링 소프트웨어까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통합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준 부문장은 “UPS, 전력 모니터링 제품은 물론 액체냉각을 위한 냉각탑,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매니폴드, 퀵 커넥터 파이프 등 수냉식 인프라 설비까지 모두 자체 제품으로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GPU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인 ‘모투스AI(MotusAI)’까지 더해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구현한다. 이러한 풀스택 접근 방식은 전력효율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각 구성 요소가 최적화한 상태로 통합 운영되기에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전체 시스템의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수치를 낮춘다. 케이투스 측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CDU는 열효율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투스AI는 GPU 자원의 활용률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서 케이투스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강점이다. 김준 부문장은 “운영자 관점에서 예전에는 GPU 리소스를 30~40%밖에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며 “모투스AI는 GPU를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파티셔닝해 70% 이상까지 활용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통합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모투스AI는 개발자가 각자의 계정으로 접속해 파이토치, 텐서플로우 등 원하는 프레임워크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앱스토어 형태의 기능을 통해 다른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가져와 수정하고 테스트하며, 자신만의 버전으로 재배포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개발부터 테스트, 서비스 배포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용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에서는 개발 단계별로 분산된 서버와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모투스AI를 도입했다. 국가 기관에서는 교육 목적으로 활용 중이다. GPU 메모리를 1GB 단위로 세분화해 각 교육생에게 컨테이너 형태로 배포함으로써 제한된 GPU 자원으로 더 많은 학습자를 수용하게 됐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케이투스 혁신센터 내부. 데모 수냉식 서버가 전시돼 있다. /서재창 기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케이투스 혁신센터 내부. 데모 수냉식 서버가 전시돼 있다. /서재창 기자

    ◇ “8주면 가동” 케이투스가 그리는 AI 인프라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여전히 공랭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변화의 조짐은 뚜렷하다. 김준 부문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공랭식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는 고객사의 문제라기보다 기존 데이터센터 구조 때문”이라며 “하지만 블랙웰 같은 차세대 GPU는 수냉식을 기반하기에 시장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환기를 대비해 케이투스는 공랭식과 수냉식을 모두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액체냉각과 공기냉각을 함께 활용하는 랙 구성이 가능하며, 기존 공조 시스템과도 통합 운영한다. 

    이는 즉시 전면적인 수냉식 전환이 어려운 고객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 케이투스는 고객이 자사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혁신센터를 마련해 실제 장비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운영 1년여 만에 다수의 고객이 방문했으며, 원격 테스트를 통해 실제 구매로 이어진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준 부문장은 “GPU 서버는 고객이 직접 성능과 효율을 테스트해보고 싶어 하는데, 혁신센터가 비즈니스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케이투스가 제시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략의 핵심은 ‘4D 전략’으로 집약된다. 설계(Design), 개발(Develop), 구축(Deploy), 동적 최적화(Dynamic Optimization)의 첫 글자를 딴 이 전략은 데이터센터 구축의 전 과정을 아우른다. 설계 단계에서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활용한 3D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고객은 실제 구축 전에 데이터센터의 레이아웃, 냉각 효율, 전력 분배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최적화한다. 개발 단계는 케이투스의 차별점으로서 모듈형 데이터센터 방식을 활용해 구축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김준 부문장은 “공장에서 완전히 조립된 컨테이너 형태의 모듈을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하는 방식”이라며 “공간과 전기만 준비되면 불과 8주 안에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구축 방식 대비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구축 단계에서는 실제 AI 서비스 배포를 지원하며, 마지막 동적 최적화 단계에서는 구축 완료 후 고객이 원하는 AI 서비스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지 테스트하고 최적화한다. 

    케이투스는 향후 6개월에서 1년을 국내 시장 정착의 결정적 시기로 내다봤다. 김준 부문장은 “지금이 시장 진입의 골든타임”이라며 “현재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물량 요구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판매 대수로 성과를 측정했지만, 지금은 GPU 서버 한 대가 수억 원에 달하기에 금액 기준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납품 시기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건물 착공 단계부터 서버 선정을 시작한다. 구축 기간 지연은 곧 막대한 공실 비용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IDC 센터를 짓는 순간부터 어떤 장비를 도입할지, 몇 년 뒤 어떤 제품이 나올지 미리 논의가 진행된다.

    케이투스는 이러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함께 혁신센터 같은 실물 전시 공간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같이 정부 주도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케이투스의 모듈형 솔루션이 빠른 구축 기간과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 부문장은 “우리는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해 왔다. 향후에도 국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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