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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개최…다수 의료진 “정부와 다른 방식의 의료 개혁 필요”

기사입력 2024.04.30 18:27
  •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분야에서 전면 휴진을 선언한 서울의대 교수들이 긴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료 대란 사태를 되돌아보고,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적인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방재승 교수, 이하 서울의대 비대위)는 향후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의료 개혁 TF를 발족할 계획이라며, 그 시작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이미지=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유튜브 영상 캡처
    ▲ 이미지=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유튜브 영상 캡처

    서울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방재승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수많은 의료인이 눈에 보이지 않게 희생해 왔으나, 돈만 밝히는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됐다”며, “환자도 행복하고, 의사도 행복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발표에 나선 대다수의 의료 관계자는 정부가 근거 없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부와 방법과 목적이 다른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팽진철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정부와 의사 양측은 물론 국민의 불신이 있다”며,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지 않고 철저한 밀어붙이기로 진행되는 사태를 보면 앞으로의 의료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되며, 갈등을 풀 기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상현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단순히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유튜브 영상 캡처
    ▲ 이미지=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유튜브 영상 캡처

    김태경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일명 ‘의료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캐나다 의료 시스템을 소개하며, 의료 체계의 ‘투명성, 개방성, 자정 작용’을 강조했다.

    캐나다는 의사 면허를 주정부나 의사 단체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발급, 관리하며, 전공의 봉급 전액은 주정부가 지원한다. 만약 높은 수가에도 수익을 낼 수 없는 경우에는 기부금을 통해 타 진료과 의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를 맞춰주기도 한다. 또한, 캐나다는 전공의를 포함해 모든 의사가 비영리 의료사고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해당 연회비의 80%가량을 주정부가 지원한다.

    의료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기에 캐나다에서는 학력, 경력, 징계 이력, 수입 등 의사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한, 의료 정보 공유 시스템을 통해 환자 본인은 물론 의료진이 이전 진료 기록과 검사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보의 공개는 의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중복 검사를 줄여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원가보다 훨씬 낮은 수가가 불필요한 검사나 과잉 진료를 부추기고 있다며, 핵심 진료와 시술 수가가 정상화되면 전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돌아올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유튜브 영상 캡처
    ▲ 이미지=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유튜브 영상 캡처

    ‘의사 수 추계 연구’에 대해 발표한 오주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의료 사회주의라는 표현이 의사 사회에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비치지만, 가치 기반을 고려하면 현재 사태를 해결할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의료계에 닥친 문제가 피아노 콩쿠르의 지정곡과 같은 것일 수 있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도 따라야 할 부분은 수용하고 필요한 변수를 정부에 전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제안한 2천 명 증원은 출생 인구 대비 너무 많은 수가 의사라는 직업을 갖는 셈이라며, 2050년까지 의사가 감소하다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래 의료 수요 적용 인구수 대비 의사비 변화에 따르면 지금 사태의 결과가 주는 효과는 미미하다며 양보다는 질에 맞춘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는 증원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이 전공의 수련 제도 개선이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많은 이가 한국 의료가 훌륭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주당 80시간 진료를 하는 기행적인 전공의의 희생 위에 쌓인 것이라며, 전공의 수련 및 노동환경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턴제를 폐지하고 일차 의료 전공의 과정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지나치게 긴 현행 전문의의 근무시간과 업무량은 필수 의료나 지역의료, 공공의료에 진로를 희망하는 전공의 감소를 부추기며, 교육 수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일갈한 그는 비틀어진 근본 문제를 바꾸기 위해 병원은 물론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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