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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저출산 현상 심화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교권 추락 등 굵직한 문제가 산적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인한 교육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3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2004년도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65만 7017명이었지만, 10년이 지난 2014년에는 47만 8890명으로 27% 이상 감소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대가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40만 1752만 명으로 40만 명 선에 턱걸이를 걸쳤지만, 올해 입학할 2017년생은 출생아 수가 전년도보다 4만 명(약 35만 7800명)으로 급감해서다. 2026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2019년 출생아 수가 30만 2676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취학 아동이 20만 명대로 떨어질 수 있단 분석도 있다.
학생 수 감소는 임용 절벽 우려를 양산한다. 학생 수가 줄면서 신규교사 임용 규모도 들어줄 수 있단 우려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임용 규모가 줄어들었단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으로 교권침해 논란이 심화하자 얼마 전까지 인기 직업이었던 교사 직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온다. 실제로 교대 선호도가 추락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계는 바쁘다.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정부는 교육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5년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교과서’가 대표 사례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2025년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교 공통·일반선택 과목에, 이듬해에는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도입한다. 2027년에는 중학교 3학년으로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2027년까진 종이 교과서를 함께 사용하고, 2028년부터는 AI 디지털 교과서로 전면 대체될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육 현장은 이러한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AI와 디지털 교육이 급격하게 강화되면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유연하게 맞이해야 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해졌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극복할 혜안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26일 서울교육대학교 총장으로 임명돼 2027년까지 학교의 선장으로서 풍파를 극복해야 하는 장신호 총장은 그 답을 소통과 교육의 질에서 찾았다.
지난 2일 서울교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해당 문제에 조심스러우면서 명확하게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부분 교사 임용을 양적으로 생각하는데, 대학에서 생각했을 때는 양이 아닌 우수한 실력 있는 교사를 양성하는 질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앞으로 교육의 질은 계속 높여야 하므로 교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질 높은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우수하게 지도하는 것을 고민한다면 임용 절벽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러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을 포함한 교육 공동체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한다면 AI와 같은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장 총장이 생각하는 혜안은 무엇일까. 18대 총장으로 취임한 그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대담에는 황민수 디지틀조선일보 부국장(THE AI 대표)과 김동원 기자, 구아현 기자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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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최근 상황을 보면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현안 과제가 많다. 교육 발전을 위해 갈 길이 바쁜데 최근 뉴스들을 보면 좋지 않은 내용이 많더라.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막 총장으로 임명된 병아리 총장이라서 모든 내용을 얘기하긴 힘들지만, 하나하나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겠다.”
- 서울교대가 가진 현안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모든 대학이 안고 있는 AI와 디지털 교육에 대한 대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이 발생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교육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는 우리뿐 아니라 모든 교육기관이 그렇다. 교사를 양성하는 서울교대에서는 AI와 디지털 교육을 선도적으로 해 나가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있고 이 고민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봤다. 또 다른 과제는 바로 임용 절벽이다. 흔히 임용 위기라고 얘기한다. 우수한 교사를 기르고 가르치는 것이 우리 대학의 목표인데 지금 임용 문제가 심각하다. 출산율이 감소하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도 교사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어떻게 임용률을 보장하고 임용 제도를 개선하면 좋은지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다.”
- 임용 문제가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
“그렇다.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교사 임용을 양적, 즉 숫자로만 생각했다. 몇 퍼센트 임용, 몇 명 임용 등만 강조됐다.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 양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분 역시 중요시해야 한다. 질 높은 교사를 양성해서 이들이 학생들을 잘 지도하며 현장 학교 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가 교사 임용을 양만으로 씨름하는 것을 떠나 우수한 교사들을 양성해 질 높은 교육을 구현한다면 임용률을 보장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 교육의 양과 질에 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 줄 수 있나.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수준이 다르고 가정 환경도 다르다. 학생의 능력, 필요로 하는 미래 지향 모든 것이 다르다. 이들을 양적으로 모아 놓고 교육한다면 질적인 교육을 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초등 교육에서는 일대일로 학생들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보았을 때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교사 수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은 틀리다. 양적인 부분만 고려한 것이다. 훌륭한 교육, 수준 높은 교육을 추구한다면 양과 숫자만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질적으로 교육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 교육이 발전할 것이고 교육계가 가진 어려운 현안들이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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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질 개선, 그리고 최근 교권 하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대학을 포함한 교육 공동체가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 교육 현장과 대학, 그리고 많은 관계자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해서 구성원 간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그리고 함께 참여적인 거버넌스를 만들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학교, 일선 학교와 대학 등의 소통이 중요하다. 현재 이러한 소통에 관해 다양한 움직임이 교권 침해 논란 이후 잦아지고 있다. 교권을 확보하고 우리 선생님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노력이 고민되고 있다. 선생님을 육성하는 교대에서 함께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소통의 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 AI·디지털 교육 대응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맞다. 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의 숙제일 것이다. 우리는 AI 교육과 디지털 교육에 있어 선도적으로 해 나가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있다. 좋은 선생님을 육성해야 하는 교대 입장에선 시급한 이슈다. 디지털 교육이나 AI 교육에 대해서도 일부에선 숫자를 중요시한다. 얼마만큼 양을 늘리고, 몇 명을 교육하고, 몇 개의 교과서를 내는지를 강조한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AI 교육을 왜 하고, 무엇을 위해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교육을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을 생각해야 한다. 교대 총장으로서 앞으로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 그리고 우리 예비 교사와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정말 학생들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키워낼 수 있는 교육을 꾸준히 고민하겠다. 총장 임명 후 다짐한 비전과 각오이기도 하다.”
- AI 기술 발전으로 교사가 줄어들 수 있단 우려도 있다.
“AI 교육이라는 것이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도구를 우리의 지식에 맞춰 슬기롭게 활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결국 교육의 핵심은 사람이다. 하지만 교육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양적으로만 생각해 AI 교육이 늘어나니 교사를 줄여야 하고 사람이 필요 없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생각이다. 흔히 AI 시대라고 하는데, 여기서도 중요한 건 사람이다.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 그리고 사람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교육이다. 교사 수를 줄인다, 교사가 필요없어진다 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질 좋은 교육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 황민수 기자 stock@chosun.com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