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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항생제 내성을 막으려면, 증상이 없어도 처방받은 항생제를 끝까지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매년 11월 18일부터 일주일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항생제내성 인식주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1 국가 항균제 내성균 조사 연보’를 발간하고, 항생제내성 인식주간 동안 대한약사회와 함께 홍보 캠페인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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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항생제의 효과에 저항해 생존 혹은 증식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항생제를 투여해도 항생제의 효과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항생제 내성은 사람, 동물, 환경 등 여러 요인과 관련되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항생제의 오·남용이다. 항생제에 노출되었다 살아남은 세균이 자기복제 과정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형질을 선택해, 내성 유전자를 다른 세균에 전달·확산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사라질 경우, 간단한 세균 감염 질환으로도 사망에 이르는 ‘포스트 항생제 시대(post antibiotic era)’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DCD)의 자료에 따르면,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발견된 이후 새로운 항생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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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가 항균제 내성균 조사 연보에는 2021년 주요 항균제 내성균의 내성률이 MRSA에서는 감소했지만, CRE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ethicillin -resistant S. aureus, MRSA)은 45.2%로 2020년(47.4%)보다 2.2%p 감소하였고,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ales, CRE) 중 하나인 카바페넴 내성 폐렴막대균(Carbapenem-resistant Klebsiella pneumoniae, CRKP)은 6.8%로 2020년(4.0%)보다 2.8%p 증가했다.
또한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Carbapenem-resistant Pseudomonas aeruginosa, CRPA)은 36.9%로 2020년(33.5%)보다 3.4%p 증가했으며,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Carbapenem-resistant Acinetobacter baumannii, CRAB)은 87.9%(2020년 87.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은 “항생제 내성은 ‘조용한 팬데믹(silent pandemic)’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보건 문제”라며 “이번 행사가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한 다분야 협력과 국민 실천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