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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오메가엑스 "소속사 대표, 폭언·폭행·성추행까지…사람으로 존중 받고 싶었다"

기사입력 2022.11.16.16:50
  • 오메가엑스 기자회견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오메가엑스 기자회견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많은 이들의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오메가엑스(OMEGA X)가 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 나선다. 이를 시작으로 그동안 당해왔던 부당한 대우를 폭로, 형사 고소 및 위자료 등을 청구할 것을 예고하며 향후 행보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16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인권실에서는 최근 소속사 대표의 폭행 및 폭언 사실이 알려진 오메가엑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오메가엑스 멤버들의 법률 대리를 맡게 된 법무법인에스의 노종언 변호사는 "오메가엑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구성원들의 문제"라며 "향후 바뀌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멤버들이 큰 용기를 냈다"라고 말했다.

  • ▲ 오메가엑스(OMEGA X) "소속사 대표, 강제 술자리·상습 추행 일삼아" | 오메가엑스 전속계약해지 관련 기자회견
    오메가엑스의 부당한 대우가 알려진 것은 지난 10월의 일이다. 이들의 해외 투어 일정에 나섰던 한 팬은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강대표로부터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는 내용을 SNS에 게재했고, 이후 사진과 영상 등이 공개되며 대중들에게 많은 충격을 안겼다.

    당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리더 재한은 "저희가 참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참지 않으면 마지막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라며 "두 번째로 꾼 꿈이었고, 믿어주는 팬들을 위해 참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맏형으로서, 리더로서, 지치고 힘들어하는 멤버들이 무너질까, 꿈이 무너질까 두려웠지만 지켜내고 싶었다. 그렇게 버텨왔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다른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을 이들을 위해 용기를 내기로 했다"라고 소송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2001년 생으로 팀의 막내인 예찬은 "처음에 강대표는 저희에게 '너희의 부모가 되고 싶다'라며 잘 대해주셨다. 그래서 신뢰를 하고 따라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희의 가치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 반복됐다. 개인적인 푸념을 들어줘야 했고, 연습 시간도 빼앗기고, 멤버들이 술자리에 강제로 참석해 다른 멤버들은 늦은 밤에 의욕 없이 앉아있어야 했다"라며 "'요즘 세상에도 이런 일이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봤는데, 비단 우리의 일만이 아니라 갑질 피해를 당하는 많은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일을 통해 꿈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이 되는 것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 법무법인 측은 강대표를 폭행 및 협박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 추행, 부당한 요구를 강요한 것에 대한 공갈 미수 등으로 고소할 계획이라며 "그전에 오메가엑스 활동을 위해 전속계약 해지가 우선이다. 그래서 계약 효력 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먼저 했고, 위자료 규모를 산정해 순차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행 및 폭언 역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성추행까지 벌어졌다는 것은 충격을 더한다. 재한은 "강대표는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허벅지를 만지고 손을 잡거나 얼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했다. 술자리가 끝나고도 카톡이나 전화를 통해 '오메가엑스를 계속 하고 싶으면 잘 하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고, 극단적 선택으로 멤버들을 협박해 불안감에 떨게 했다. 일부 멤버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세빈은 "술자리를 거부하면 다음 앨범은 없다는 식으로 말씀을 했다"라고 폭로했다.

    서주연 변호사는 "멤버들이 당한 성추행 피해는 남녀 간의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부당한 권력이 꿈을 가진 젊은이의 인권을 유린한 것"이라며 "활동 의지를 이용해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었던 이런 행위를 1년 넘게 자행해왔다. 멤버들은 앞으로 활동에 대한 두려움이 있음에도 꿈과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 용기를 냈다. 저희는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꿈을 잃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법률적인 절차에 만선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소속사 대표의 갑질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 두 번째 미니앨범(2022년 1월 발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였다. 이제서야 폭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재한은 "이런 대우를 받으며 계속하는 것이 우리의 꿈을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일부 멤버는 현재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는 중이다. 제현은 "모든 멤버들이 불안과 공황 증세가 있다"라며 "하이톤의 여성 목소리만 들어도 놀랄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강대표의 이러한 행동은 황의장(강대표 남편) 역시 알고 있었다. 법무법인 측은 "황의장은 사실을 인지했으나, 이를 묵살했고, 방조했다.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폭제가 된 것이 바로 10월 중 투어에서 불거진 일이다. 당시 정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일부 공개된 이후 소속사 측은 상황을 해명하며 모든 오해를 풀었다고 이야기했지만, 멤버들의 항공편을 강제로 취소시키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였다. 예찬은 이와 같은 사실을 메신저로 통보받았다며 "티켓이 없으면 사비로 돌아간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알아서 해라'는 답이 왔다. 부모님들께 요청을 해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왔다"라고 전했다. 정훈은 소속사 측의 주장과 달리 "진심 어린 사과는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군대 문제를 거론하며 협박을 일삼았다. 대화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고, 결심을 하게 됐다"라고 이 시점에서 소송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멤버들이 소송을 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소속사 측은 오메가엑스를 향해 정산서를 보내며 대응에 나섰다. 노종언 변호사는 "멤버들 때문에 빚이 생겼으니까 3, 4억 정도를 대신 갚으라는 내용 증명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한 그룹은 소속사를 상대로 벌인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억대 배상금을 선고받았다. 노종언 변호사는 "오메가엑스의 경우 여러 폭행, 폭언, 성적인 추행까지 있어서 액수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무난히 승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자신했다.

  • 예찬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저희의 직업이 일반 직장인과 달리 전속계약이라는 형태로 체결되는 만큼, 폐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같은 자리가 있지 않으면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도 없다"라며 "향후 표준 계약서에 좀 더 필요한 부분이 추가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부당한 대우를 관리할 수 있는 중재위원회나 기관들이 생겨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바뀌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XEN 역시 "지금 많은 분들께서 저희를 향해 응원을 보내주시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걸 보면서 저희도 힘을 많이 내고 있다"라며 "근데 이러한 사건이 저희만의 일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일어난다는 생각이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본인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모든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한 명 한 명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진심을 밝혔다.

    오메가엑스의 향후 활동은 어떻게 될까. 재한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만큼, 멤버들과 팬분들을 지키고자 계속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팬들과 함께 11명이 좋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통은 멤버들이 새롭게 개설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어갈 예정이다. 재한은 "정말 팬분들이 있었기에 저희 11명 모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고, 용기 낼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좋은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 한편 법무법인 측은 최근 소송을 준비하며 오메가엑스 및 포엑스(팬덤명)의 상표권을 출원시켰다. 노종언 변호사는 "멤버들의 요청으로 현재 법무법인 이름으로 출원이 됐는데, 향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되면 양도할 계획"이라고 말해 앞으로도 '오메가엑스'로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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