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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CCTV로 촬영된 영상 속 가시거리와 선명도 등을 AI가 분석, 미세먼지 농도를 추정하는 기술이다. CCTV가 각 지역에 촘촘하게 설치돼 있는 만큼 지역별로 세부적인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규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미래스마트건설연구본부 연구위원팀은 지방자치단체의 CCTV 인프라를 활용해 AI 영상인식 기반 3차원 미세먼지 정보 구축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시민들이 제공받는 미세먼지 정보는 현재 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미세먼지 관측소가 측정한 지역단위 정보다. 한 곳의 관측소에서 측정한 정보가 주변 지역구와 동에 함께 제공돼 시민들의 실제 생활권 미세먼지 정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례로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5개 환경부 국가 측정소가 3개 구 44개 동 전역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보다 촘촘한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하고자 KT 기지국을 활용한 실시간 미세먼지 측정 앱인 ‘에어 맵 코리아’를 운영하고 지자체마다 간이측정소를 추가로 설치했다. 하지만 입지시설과 공간 특성에 따라 다르게 분포하는 시민 생활권의 미세먼지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 연구위원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촘촘하게 설치돼 있는 CCTV 영상을 분석해 미세먼지 정보를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영상에 찍힌 건축물과 인프라 구조물을 이미지 분석 대상으로 삼고 선명도와 가시거리를 AI가 분석해 미세먼지 농도 추정값을 나타내는 기술이다.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가시거리 등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각 정보로 미세먼지 농도를 추정하려면 일조량 변화, 그림자, 사각지대, 안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사각지대와 건물이 없는 하늘은 영상 정보를 분석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전후좌우이 추정값과 거리, 농도에 가중치를 둬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또 기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셋을 고양시 국가 측정소 미세먼지 등급별 분포 비율에 맞춰 구축했다. 습도, 온도, 풍속, 풍향 등과 같은 기상환경 요인과 일조량, 태양의 위치 등과 같은 조도 요인 등도 포함했다. 검증 환경은 실제 환경과 동일하게 구현했다.
연구팀은 구축한 데이터셋을 활용해 AI 딥러닝 분석을 실시한 결과 개발된 기술의 미세정보 추정치와 실제 국가 측정소의 관측지가 미세먼지 농도 4등급 기준 90% 이상으로 정확했다고 밝혔다.
건설연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자체 실증과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CCTV를 모니터링하는 지자체의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를 활용해 다수의 CCTV로부터 미세먼지 농도를 추정하고, 기상정보 제공시스템을 통해 3차원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 제공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개발된 AI 미세먼지 정보 구축 기술은 조밀한 시민 생활권 미세먼지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의 안전한 실외활동을 안내할 것”이라며 “기존 CCTV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