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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硏, 기존 나노물질 독성평가법 허점 밝혀냈다

기사입력 2022.11.10 10:03
화장품·식품 첨가 나노물질 독성평가 한계 규명
“의학·화학·식품 등 분야 인체 독성평가 정확도 높일 가이드 될 것”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나노물질의 세포외기질의 흡착분석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나노물질의 세포외기질의 흡착분석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이 나노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존 세포배양시스템의 한계를 밝혀냈다. 지금까지 쓰이던 독성평가 기준을 한층 더 정밀하게 다듬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노물질은 의학, 화학,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화장품, 식품 첨가물, 약물 전달체 등에 폭넓게 쓰인다. 대표적인 성분이 실리카(이산화규소, SiO2)다. 주로 화장품 등에 쓰이며 피지 분비를 조절해 깔끔한 모공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노물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인체 세포가 나노물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확히 검증해야 하므로 이른바 ‘독성평가’가 필수적이다. 동물시험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최근 동물시험의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세포배양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람에게서 유래한 세포를 인체와 비슷한 환경에서 배양한 후 여기에 나노물질을 처리해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표준연 안전측정연구소 나노안전팀은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에 이용되는 세포외기질이 나노물질의 세포 내 침투를 방해해 정확한 독성평가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대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세 가지 세포외기질인 마트리젤, 알지네이트, 콜라겐I을 적용해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구축하고 여기에 이산화규소를 노출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이산화규소가 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세포외기질에 달라붙는 현상이 확인됐다. 또한 세포외기질의 종류에 따라 독성평가 결과에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현재까지는 평면에서 세포를 배양하는 2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인체 유사성이 더 높은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의 도입이 늘고 있다.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은 인체 세포와 이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세포외기질, 세포의 배양을 돕는 필수 영양소 등으로 구성된다.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오가노이드(organoid)가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는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이용한 나노물질의 독성평가법의 한계를 밝힌 첫 사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의 활용도가 앞으로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나노물질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표준으로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이용한 평가법을 신규 개발하는 등 관련 안전성 평가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허민범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이용한 나노물질의 독성평가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표준연은 이를 발판 삼아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독성평가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화학센서 분야의 저명 학술지 ‘센서스 앤 액츄에이터 비: 케미칼(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에 7월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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