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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로봇 근육 ‘연성 구동기’ 세계 첫 개발

    기사입력 2022.10.27 10:35
    고려대-아주대 공동 연구… 초소형·초경량 로봇, 의료 장치 등에 적용 가능
    • 고려대-아주대 공동연구진은 신개념 연성구동기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초소형 수상 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 고려대-아주대 공동연구진은 신개념 연성구동기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초소형 수상 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로봇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구동기(액추에이터)’다. 보통 전기모터나 유압식 펌프를 이용한다. 그러나 이런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구동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국내 대학 연구진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구동기를 처음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조진한 고려대 교수, 고제성 아주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고전도·고신축성 하이드로젤 전극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고성능·저전력 ‘연성 구동기(소프트 액추에이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성 구동기란 단단하고 부피가 큰 모터가 아닌 부드러운 재료로 이루어진 구동기를 의미한다. 마치 사람의 근육처럼 움직여 로봇의 움직임이 대단히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드로젤 전극을 이용해 연성 구동기를 개발한 건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하이드로젤은 기능성과 자극 응답성이 우수해 차세대 구동기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하이드로젤 구동기는 내부 삼투압이 변화하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동 속도가 느리고, 움직임 조절이 어려워 복잡한 로봇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전기 자극을 사용하면 성능 향상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수분 함유량이 많은 하이드로젤 특성상 효율적으로 전기 자극을 가하기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드로젤 표면에 전극 층을 균일하게 도포하고, 하이드로젤의 수축 현상을 이용해 주름진 전극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높은 전기 전도도와 신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이용해 연성 구동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연성 구동기는 1000v 이상의 높은 전압이 필요한 것에 비해, 개발한 연성 구동기는 3v 이하의 낮은 전압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성능 측면에서도 10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와 10배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어 다방면으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 배터리만으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초소형·초경량 로봇에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실제 초소형 수상 로봇을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로봇은 실제로 정상적으로 동작했으며 물속에서도 큰 문제 없이 움직였다. 향후 초소형 수중 로봇, 의료용 로봇 등을 개발할 길이 열린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조진한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밝혀낸 작동원리는 세계 최초로 보고된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소형 환경탐사 로봇, 의료용 장치 등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고제성 교수는 “하이드로젤 전극 제작 기술은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소재 연구에 도입할 수 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10월 27일로 게재됐다.

    • 다공성 전극의 하이드로젤 표면 코팅 개요도/ 한국연구재단 제공
      ▲ 다공성 전극의 하이드로젤 표면 코팅 개요도/ 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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