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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병원을 선보인 분당서울대병원이 인공지능(AI) 병원으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 GE헬스케어와 ‘에디슨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활용해 의료 AI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AI는 미래 의료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병원이 구축한 데이터를 토대로 실무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개발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많은 의료 AI 기업에서는 초음파, CT, MRI 영상을 딥러닝으로 분석·판독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갈수록 수가 줄어드는 영상 판독 전문의를 보조해 판독 시간을 줄이고 검사 정확도는 높일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GE헬스케어와 현장의 실질적인 수요에 부응하는 AI 의료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은 GE헬스케어가 AI 협력 연구기관으로 선정한 전 세계 6개 의료기관 중 아시아 국가에서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분당서울대병원이 GE헬스케어와 함께 추구하는 차세대 병원은 어떤 모습일까. 이호영 분당서울대병원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분당서울대병원은 ‘디지털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 병원은 2003년 개원 때부터 세계 첫 ‘디지털 종합병원’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병원의 디지털 전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안전과 의료 품질 향상이다. 이를 통해 병원의 신뢰를 높이고자 한다. 또 병원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임으로써 환자를 더 많이 대면하고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코자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오해할 수 있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디지털 전환은 비대면 확대가 아니다. 환자의 손을 잡아 주는 따뜻한 병원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 디지털 전환 성과는 어떤가.
“평가 결과표로 입증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일 것 같다. 병원의 디지털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하는 인증은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의 ’EMRAM(Electronic Medical Record Adoption Model)’이다. HIMSS에는 다양한 인증이 있는데 디지털 기술을 의료에 얼마나 잘 적용하고 있는지 인증하는 분야가 EMRAM 인증이다. 우리는 2010년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병원 중 최초로 이 인증을 받았다. 또 전 세계 최초로 3번의 ‘HIMSS EMRAM 스테이지 7’ 인증을 받았다. 이 평가는 스테이지 0부터 7까지 있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디지털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디지털 전환에 이어 의료 발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무엇으로 보나.
“많은 전문가가 의료와 헬스케어 분야가 당면한 문제로 비용 증가, 인구 고령화 등을 꼽는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의료가 발전해야 할 방향은 지속가능성과 높은 접근성, 합리적인 서비스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AI가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년간 디지털화를 통해 많은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양한 AI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고자 한다. 현장에서 필요한 AI 개발과 적용으로 보다 안전하고 한 단계 높은 의료 품질을 구현하는 병원이 되겠다.”
- 의료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GE헬스케어를 협력 파트너로 정한 것으로 안다.
“맞다. 우리 병원은 지난 4월 GE헬스케어와 ‘에디슨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활용해 의료 AI 생태계 조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실 우리는 AI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많은 조사와 분석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AI 기업들이 개발한 솔루션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있어 필요한 요소들을 파악했다. 그 결과 의료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플랫폼 기술의 완결성, 확장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와 더불어 협업한 기업들과 해외 비지니스로 확장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원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GE헬스케어의 에디슨 플랫폼이 우리가 추구하는 의료 생태계 조성에 대한 철학과 방향을 같이하며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이러한 공감이 바탕이 되어 GE헬스케어는 AI 협력연구기관으로 우리 병원을 지정했다. 전 세계 6개 의료기관 중 북미와 유럽 외 국가에서 유일하게 우리 병원이 포함됐다. 공통된 철학과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양 기관의 의지가 국내 AI 헬스케어 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됐으면 한다.”
- 이번 파트너십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현장의 실질적인 수요에 부응하는 AI 의료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결과물을 통해 의료기관, 의료진, 환자의 경험과 치료 결과를 개선함으로써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실제 수요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한다. 이러한 우리 목표가 구현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진료 및 운영이 가능해진다. 환자들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진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GE헬스케어와 에코시스템을 만든다고 했는데 산적한 과제도 많을 것 같다.
“분당서울대병원과 GE헬스케어가 함께 추구해가는 디지털 헬스케어 에코시스템은 우리뿐만 아닌 국내 의료 업계에서도 새로운 시도라고 알고 있다. 미래를 선도하고 보다 나은 미래의 의료를 구축한다는 책임과 자부심으로 매진하고 있지만, 처음이기에 걱정과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국내 AI 기업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의견을 듣고 공유할 수 있는 표준과 원칙을 구축하며,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많은 기업과 병원이 함께 미래 AI 헬스케어를 통해 인간의 건강 증진, 더 나아가 보다 나은 삶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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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