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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학 규칙 적용한 ‘유기물 예측 AI’ 개발

기사입력 2022.10.04 14:19
화학자가 반응 결과 예측하는 방식대로 결과 추론…유기 반응 신뢰도 향상
  • 정유성 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화학반응 결과 예측 AI 모델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게재됐다. /KAIST
    ▲ 정유성 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화학반응 결과 예측 AI 모델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게재됐다. /KAIST

    KAIST가 화학자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언어모델을 화학 분야에 적용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화학 분야에 특화된 AI 설계 모델을 개발해 유기 반응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KAIST에 따르면 정유성 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유기 화학자처럼 화학반응 결과를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유기 화학자는 반응물을 보고 유기 화학반응의 결과를 예상해 약물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이 원하는 물성을 갖는 분자를 합성한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화학반응의 생성물을 직접 확인하는 작업은 일반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또 유기 화학 반응은 같은 반응물에서 다양한 생성물이 생길 수 있어 숙련된 유기 화학자라도 모든 화학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근 AI를 활용해 유기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AI 모델은 반응물과 생성물을 서로 다른 두 개 언어로 생각해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언어 번역 모델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모델은 예측 정확도는 높지만, AI가 화학을 이해하고 생성물을 예측했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워 예측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정 교수팀은 이와 달리 화학자가 반응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결과를 추론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화학자는 반응 중심을 파악하고 화학반응 규칙을 적용해 가능한 생성물을 예측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본떠 공개 화학반응 데이터베이스로부터 화학반응 규칙을 도출했다. 화학반응 규칙을 바탕으로 분자의 화학 반응성을 예측하기 위해 분자를 그래프로 취급하는 그래프 신경망(GNN)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에 반응물을 넣으면 화학반응 규칙과 반응 중심을 식별해 생성물을 성공적으로 예측한다.

    연구팀은 화학반응에서 널리 사용되는 미국 특허무역청(USPTO) 데이터를 이용해 유기 반응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KAIST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연구팀은 다른 분야에서 좋은 성능을 보인 AI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던 기존 방법보다 화학적 신경망을 별도로 설계하는 전략이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토대로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 9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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