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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전여빈X나나, 세가지 워맨스는 한 단어로 표현 불가 '글리치'

기사입력 2022.09.27.13:04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배우 전여빈, 나나 그리고 노덕 감독의 호흡은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처럼 장르로 이야기할 수 없고, 이들의 끈끈한 관계는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2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돼 배우 전여빈, 나나를 비롯해 노덕 감독이 참석했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노덕 감독은 일시적인 오작동이나 버그를 뜻하는 '글리치'라는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효라는 인물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그 안에는 본인만 알고있는 고민이 있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순간을 만난다. 그것이 '글리치'의 뜻인 오류, 버그와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었다. 지효와 보라를 대변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전여빈은 외계인을 목격한 적 있는 '지효' 역을 맡았다. 안정적인 직장과 든든한 부모님,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까지 평범 그 자체로 살아오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남자친구 시국(이동휘)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노덕 감독은 '지효'에 대해 "입체적이고 어려운 인물이었다. 몇 개월 동안 작업해보니, 밖에서 보는 이미지처럼 올바르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다. 한편으로는 자기감정에 순수하게 이끌려 폭발할 수 있는 용기도 있는 인물이다. 전여빈을 상상한 이미지가 지효와 만났을 때 연결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전여빈을 만났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현장에서 역시 전여빈과 이야기하며 좋은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믿음과 함께다.

    여기서 '글리치'의 첫 번째 워맨스가 존재한다. 전여빈은 데뷔 전 노덕 감독의 영화 '연애의 온도'의 팬이었다. 그래서 영화 속 대사를 엮어 오디션 현장에서 자유연기를 요구할 때 선보이곤 했었다. 그렇게 로망이었던 감독과 만난 현장에 대해 전여빈은 "엄마가 아이의 태동을 느끼듯 감독과 배우가 굉장히 긴밀한 관계가 되면 그런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날 감독님이 디렉팅을 많이 주신 날도 아니었는데, 결속이 진하게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확 받은 날이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나나는 ‘달꾸녕TV의 미스터리 밧데리’ 채널을 운영하며 미스터리 현상과 외계인을 추적하고 있는 보라 역을 맡았다. 나나는 보라에 대해 "어릴 때 외계인에 관심을 가진 지효라는 친구에게 이유 모를 절교를 당했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돼 지효를 다시 만나게 됐다. 지효 남자친구가 사라진 것과 보라가 추적하는 사건이 얽혀있음을 알고 함께 사건을 추적해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독특한 보라를 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노력도 더해졌다. 나나는 감독님과 의상팀 등에서 그려준 큰 그림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더 했다. 보라 캐릭터가 보여주는 타투의 그림과 문구를 선택하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또한 보라가 사용하는 비속어 역시 나나의 아이디어라는 전언.

    '글리치'의 두 번째 워맨스는 나나와 노덕 감독에게 있다. 노덕 감독은 "예전부터 나나의 팬이었다"라고 고백하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보라를 나나가 하지 못하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같이 하게 되며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나나 역시 '글리치'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노덕 감독이 있었다. 그는 "배우를 이해해주고 편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주눅 들지 않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멋진 분이시다. 모니터를 하며 노덕 감독님과 이야기하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사랑에 빠졌다"라고 애정을 더했다.

  • '글리치' 캐릭터 포스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글리치' 캐릭터 포스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은 '굿 와이프'를 보며, 나나는 '죄 많은 소녀'를 보며 서로의 팬이 됐다. 그리고 '글리치' 속에서 지효는 보라에게 "나를 살아있게 만들어주고, 느끼게 해준 존재", 보라는 지효에게 "춤추기 두려워하는 사람을 반짝이는 스테이지 위에서 춤출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음악 같은 존재"가 되어줬다. 이를 고스란히 담아낸 전여빈과 나나는 '글리치'의 마지막 워맨스다.

    전여빈은 나나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에게 없는 것을 무한하게 채워줄 수 있겠다는 파트너라는 본능적인 확신이 있었다"라고 생각했다. 이어 "나나가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진득한 사골 같은 성격이다. 오히려 제가 긴장되고 떨리고 두려운 순간에 제 옆에서 그냥 무던하게 제 손 한 번 잡고 '괜찮아' 해주던 사람이 나나였다. 너무 많이 기대었고 의지했다. 지금은 배우 나나가 아닌 인간 나나를 너무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다"라고 진한 애정을 전했다.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나나는 전여빈에 대해 "언니는 말을 하는 순간, 멍냥이가 아니라 그냥 '댕댕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지금까지 만나온 연예인, 배우 중 이렇게 스태프들에게 살갑고, 사랑스럽게 표현을 잘하고, 잘 챙기는 배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장에서 보면서 많이 느낀다. 따뜻하고 정이 많다. 노덕 감독님을 포함해서 모든 배우를 포용할 정도로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라고 화답했다.

    뜨거웠던 현장이었다. 노덕 감독은 과연 외계인이라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쫓는 지효와 보라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그는 "외계인이라는 존재가 실제 존재하는 외계인이라기보다 지효의 일상에서 문득 보이는 존재다. 작품이 진행되며 여러 의미로 확대하여 해석될 수 있는 존재다. 복합 장르이고, SF 등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장르라서 외계인이라는 키워드보다 두 인물의 감정적 서사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전작 '연애의 온도'에서 이별에 다다르는 연인의 모습을 절절하게 담아 아직도 '레전드'로 꼽히고 있는 감독인 만큼, 그가 담아낸 지효와 보라의 모습에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글리치'는 오는 10월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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