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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운동하면 치매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 고대 구로병원 남가은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사람 중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133,751명을 대상으로 2017년까지 치매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당뇨병 환자는 치매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1.5~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치매가 발생한 3,240명(알츠하이머병 2,420명, 혈관성 치매 469명)의 신체 활동 변화를 2년 주기로 두 번에 걸쳐 확인해 치매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당 최소 5회 3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이나 주당 최소 3회 20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이하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한 군에서 전체 치매 발생이 18% 감소했고, 알츠하이머병은 15%, 혈관성 치매는 22% 감소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2년간 꾸준히 유지한 경우에는 치매 발생 위험도가 더 낮아져서, 전체 치매는 27%, 알츠하이머병은 26%, 혈관성 치매는 38%까지 감소했다. 또한 신체 활동이 부족했던 당뇨병 환자가 2년 내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한 경우에도 신체 활동이 없는 당뇨병 환자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14%까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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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의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을 일으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당뇨병과 관련된 대사질환들은 동맥경화증을 발생시켜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뇌 조직이 장기간 손상을 입게 되어 혈관성 치매가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규칙적인 운동이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당뇨병과 관련된 동반된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낮춤으로써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 결과가 치매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에게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을 시사한다며, 현재 운동을 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꾸준함을 유지해야 하고,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부터 시작하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병학회 공식 저널인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최근호에 발표됐다.
유정은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뇌신경학적 변화들은 당뇨병 초기부터 시작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당뇨병 진단 직후 시기가 생활 습관 유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당뇨병 진단 시부터 규칙적인 운동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