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인류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이야기해도 허언은 아닐 것입니다. 디지틀조선일보는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와 공동으로 29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인공지능의 미래를 위한 대혁신’이란 주제로 개최되는 ‘AWC 2022 in Busan, AI: THE Good AI Can Do’ 행사에 앞서 현장 참여 연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 주
-
인공지능(AI) 기술이 각 산업에 접목돼 기술 정확도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다양한 AI 기업이 제조, 조선, 산업안전, 쇼핑, 문화, 채용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을 접목, 시장을 창출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 AI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싶은 분야는 어디일까. 영국에서 ‘멀티모달 AI’ 기술을 개발·공급하는 ‘이모텍(Emotech)’의 첼시 첸 공동설립자는 한국 시장에 AI를 공급하고 싶은 분야로 ‘창작’ 분야를 꼽았다. 멀티모달 AI는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모달(감각)’을 동시에 받아들여 판단할 수 있는 AI다.
멀티모달은 텍스트를 비롯해 음성, 제스처, 이미지, 표정, 생체신호 등 여러 데이터를 함께 받아들여 결과물을 낸다. 기존 언어모델이 텍스트만 받아들였다면 이외에도 이미지나 음성 등도 함께 받아들여 학습한다.
첼시 첸 공동설립자는 이 멀티모달 AI를 한국 창작산업에 공급해 다양한 서비스와 아바타 등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캐릭터와 아바타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한국 기업에 언어와 이미지 등을 모두 이해하는 AI 기술을 공급해 가상인간과 같은 성장 가능성 높은 아이템을 발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많은 사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게임 기업은 멀티모달 AI의 ‘꿈의 고객’이라고까지 말했다.
- 이모텍은 ‘대화형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타 기업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우리는 음성과 언어 분야에서 ‘싱글 모달리티’가 아닌 ‘멀티 모달리티’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 대화 솔루션은 음성과 언어, 컴퓨터 비전, 텍스트를 함께 융합해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사람이 대화를 할 때 다른 사람의 눈과 입을 보면서 음성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솔루션은 비전과 텍스트, 음성 등을 모두 이해해 대화의 정확성과 견고성을 높여준다. 이 기술은 특히 잡음이 많은 환경에서 성능을 30%까지 높일 수 있다.”
- 대화형 멀티모달 AI 기술은 현재 어느 분야에 적용하고 있나.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우리 같은 경우 3D AI 아바타를 포함한 대화형 AI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내 AI 연구팀과 디자인 팀이 협력해 립싱크, 페이스싱크, 바디싱크 등을 제공해 사람과 가장 유사한 가상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어학 학습이나 차량·스마트홈 장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이모텍은 현재 세계 최고의 아랍어 AI 솔루션 제공업체기도 하다.”
- 데이터 학습이 중요할 것 같은데. 학습 방식에 차별점이 있나.
“우리는 ‘소규모 데이터 언어모델’로 데이터를 학습한다. 높은 수준의 영어 솔루션을 제공하면서도 낮은 자원을 사용한다. 이는 딥러닝과 전이 학습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존 솔루션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알고리듬은 30시간 만에 데이터만으로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 일부 대화형 AI가 인종차별과 같은 편향적인 결과를 낸 적이 있다.
“이 문제는 AI 산업 전체적으로 크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다. 편향 문제는 보통 데이터 학습에서 나오게 되는데 우리는 편향성이 발생할 만한 데이터를 사전에 차단하는 알고리듬을 구축하고 있다. 또 결과물에 대한 안전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듬도 사용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거대 언어모델은 개발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기술이 공급되는 산업 분야에 맞춰 편향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그 분야가 디지털 도시 홍보대사나 AI 보조교사 등이라 큰 편향성 문제는 나타내고 있지 않다.”
- 한국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는가.
“한국은 창작산업에 매우 강한 나라다. 한국의 3D 캐릭터 디자인 회사와 협업해 새로운 서비스와 가상인간과 같은 아바타를 만들고 싶다. 이모텍은 한국어가 포함된 다국어 기술을 제공할 수 있고 이를 국제적으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한국의 게임 산업은 우리 입장에선 꿈의 시장이다. 한국 게임 기술에 우리 기술을 결합하면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1분짜리 콘텐츠를 만드는 데 기존에는 70분이 걸렸다면 우리의 립싱크, 페이스싱크 기술을 활용하면 이 시간을 0.8초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비용도 10% 이상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한국은 시각적특수효과(VFX)와 게임 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에서 연예인을 아바타로 구현한 사례나 가상인간을 광고 등에 사용한 사례를 인상 깊게 봤다. 이러한 한국의 창의적인 결과물을 보고 영감을 받고 있다.”
- 영국에서는 AI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해주고 있나.
“일반적으로 기술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은 미국이다. 하지만 AI에 대해서 만큼은 영국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에는 컴퓨터 과학과 AI 분야의 세계적인 대학과 연구소가 있다. 이모텍은 2015년부터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과 에든버러대, 셰필드대와 협업해 좋은 결과물을 냈다. 이와 더불어 영국 정부는 기업가와 국제협력을 장려하기 위해 자금과 무료 회담 등의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 런던에 기반을 둔 유럽 AI 커뮤니티 ‘미트(Meet) AI’를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이모텍을 공동 설립했을 때, 기업 경영자들이 AI 개발자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미트 AI는 이러한 격차를 메우기 위한 커뮤니티다. 배경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경험과 학습, 문제 등을 공유한다. 미트 AI는 이러한 사람들을 연사로 나서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강연을 펼친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미트 AI는 2년 동안 활동이 중단됐다. 올해 말 커뮤니티를 다시 활성화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가와 개발자도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했으면 좋겠다.”
- 한국에서도 다양한 AI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없을까.
“데이터 정책이다. 개인정보 보호정책과 데이터 다양성 등에 관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또 자금 조달이나 무역, 국제협력을 장려하기 위한 세제 혜택. 스타트업을 위한 무료 공유 교육 플랫폼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특히 AI와 관련해서는 법률, 금융, AI 윤리 등에 관한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
- 장새아라 기자 con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