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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검사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 병리과 김혜민 교수,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윤희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혈액 내 특정 효소의 수치가 질병 활성도를 파악하고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6일 밝혔다.
기존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종양 진단·예후 판단에 유용한 효소인 ‘종양 M2-PK’의 에너지 대사 변화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염증이 발생한 활막에서도 활발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효소는 주로 폐암, 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종양의 혈액에서 그 수치가 증가해 있으며, 종양을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치료의 성공 여부와 예후를 판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종양 M2-PK’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혈액에 증가해 있는지, 또한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과도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51명 및 퇴행성 관절염 환자 37명과 정상 대조군 37명 등 총 225명의 혈장에서 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ELISA)를 이용해 ‘종양 M2-PK’ 수치를 측정하고, 질병의 활성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DAS(Disease Activity Score)28-ESR’ 및 ‘DAS28-CRP’ 결과와 비교해 그 상관도를 조사했다. 또, ‘종양 M2-PK’ 검사와 ‘ESR’, ‘CRP’ 두 종류의 혈액 검사를 함께 활용했을 때 류마티스 관절염의 활성도를 얼마나 정확하게 감별해낼 수 있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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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질환 호전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종양 M2-PK’ 수치를 반복해서 측정했을 때, 질병 활성도의 감소에 따라 그 수치 또한 유의하게 감소했다. 특히, 높은(moderate/high) 질병 활성도를 가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종양 M2-PK’ 수치가 퇴행성 관절염 및 정상 대조군에 비해 높음을 확인하여, ‘종양 M2-PK’ 수치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하고 질병의 중증도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종양 M2-PK’ 검사를 일반적으로 염증의 존재 여부를 판정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ESR’ 및 ‘CRP’ 검사와 함께 활용했을 때, 높은(moderate/high) 질병 활성도와 낮은(remission/low) 질병 활성도를 가지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감별하는 값이 0.962(1에 가까울수록 정확함)로 나타나, 세 종류의 검사를 함께 사용할 때 질병 활성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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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종양 M2-PK’ 검사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질병 활성도를 파악하고 진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사임을 입증하는 것이며, 특히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하는데 임상적으로 유용한 혈액 검사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IF 8.786) 8월 호에 게재됐다.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는 “염증이 증가되어 있는 면역세포에서도 종양세포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에너지 대사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최근 면역 대사 분야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라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종양 M2-PK’ 검사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