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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감독은 영화 '검사외전'으로 97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후 영화 '리멤버'로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검사외전'에서 황정민, 강동원의 브로맨스가 적중했다면, 이번에는 이성민, 남주혁의 브로맨스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연이어 사로잡게 될까.
26일 온라인으로 영화 '리멤버'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이성민, 남주혁을 비롯해 이일형 감독이 참석했다.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성민은 80대의 필주 역을 맡았다.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필주는 자신의 기억이 사라져감을 알고 오래 계획한 복수를 시행한다. 80대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 전 매일 2시간 정도의 분장이 필요했다. 그것도 초반에는 4시간이었지만, 테스트 촬영을 거듭하며 최단 시간 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이성민은 "순수한 한국 스태프들의 힘이었고, 외국의 기술을 빌리지 않았다"라며 자부심을 전한 뒤, "(매일 분장했지만) 다행히 얼굴에 트러블도 없었다"라고 덧붙이며 웃음 지었다. -
이성민은 분장과 더불어 필주를 보여주기 위해, 걸음걸이, 자세 등도 모두 80대의 모습을 담았다. 분장하면 자연스레 걸음걸이와 자세가 변화했다. 남다른 연기투혼에 목디스크 증상까지 생겼다. 이성민은 "자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구부정한 자세에 연기할 때만 해야 하는데, 일상에서도 그렇게 다닌 것 같다. 촬영 내내 아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액션 연기에서도 기존의 '빠르게' 공식이 아닌, '느리게'를 더해 무술팀까지도 "했던 중 가장 어려운 액션"이라는 말을 하게 했다.
남주혁은 20대 인규 역을 맡았다. 그는 "필주(이성민)라는 인물과 아르바이트를 함께하는데 '딱 1주일만 운전을 도와주면, 알바비를 두둑하게 챙겨주겠다'는 필주의 제안을 수락하고 의도치 않게 복수에 가담하게 되는 인물"이라고 인규를 소개했다. 이일형 감독이 남주혁에게 원했던 것은 "가장 평범한 20대의 모습을 보여달라"라는 점이었다. 남주혁은 " 인규의 관점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평범하지 않다 보니, 좀 더 많이 고민하고 상황에 집중했다"라며 "평범함을 연기하려고 정말 열심히 했다"라고 덧붙였다. -
남주혁에게 중요했던 것 중 하나는 '카체이싱'이었다. 인규는 필주의 제안을 수락하며 그가 내민 슈퍼카 운전대를 잡게 된다. 남주혁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가 고장나면 안 되니, 정신수양훈련을 했다"라며 웃음지었다. 이에 이성민은 "남주혁이 키가 커서 굉장히 불편한 자세로 운전했다. 그 옆에 있는 저도 마음이 불편했다"라며 "우리가 골목을 빠져나가는 장면이었는데 빠르게 하려고 하셨다. 그때 아찔했다. 머리에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촬영을 이어가며 이성민은 남주혁에게 "정말 든든한 선배님", 남주혁은 이성민에게 "아주 든든한 동생"이 되었다. 이성민은 "젊은 친구지만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둘이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영화 이야기를 비롯해 개인적인 이야기, 가족 이야기도 했다. 저희 집에서 밥도 먹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많이 있었다. 그것이 영화 속에 저희의 호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라고 남다른 브로맨스를 예고했다. -
이일형 감독은 '검사외전'에서 황정민과 강동원의 브로맨스 호흡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는 "'검사외전'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검사와 사기꾼으로 만나지 않나. 톰과 제리같이 완전히 다른 직업군의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며 벌어지는 재미로 연출이 됐다면, '리멤버'는 세대 간의 이야기다. 같은 브로맨스이지만 80대와 20대의 세대를 뛰어넘는 브로맨스가 이뤄질 거다"라고 이성민과 남주혁의 남다른 브로맨스 케미에 자신했다.
'리멤버'에는 현재를 배경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브로맨스의 케미와 친일파를 상대로 한 복수극이라는 두 가지 맛이 담겨있다. 이일형 감독은 "격하고, 감정적이고 긴장감 있는 요소가 복수를 앞둔 필주와 어우러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연출했다"라고 했다. 남다른 이야기가 담긴 영화 '리멤버'는 오는 10월 2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