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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최근 ‘작은 벨기에’로 변신했다. 가을을 맞아 유럽 최고의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는 벨기에의 미식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벨기에 고메&컬쳐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어서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는 곳은 바로 벨기에 하면 떠오르는 ‘와플’을 맛볼 수 있는 ‘고프르&와플스(Gaufres&Waffles)’ 팝업스토어다. 미쉐린 2스타 셰프의 레시피로 탄생한 정통 벨기에 와플 메뉴를 선보이는 이곳은 벨기에에서 셰프를 직접 초청하여 고객 주문 시 바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함께 현지의 맛까지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번 행사를 위해 직접 방한한 ‘고프르&와플스’의 오너 세바스티앙(Sebastien)은 “이번 파라다이스시티 ‘벨기에 고메&컬쳐 페스티벌’을 통해 벨기에의 정통 와플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벨기에 와플’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그에게 첫 한국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다.
Q. 이번에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고 들었다. 파라다이스시티와 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전통적인 멋과 현대적인 매력을 모두 갖춘 한국이라는 나라에 좋은 기회로 첫 방문을 하게 됐다. 이번 협업은 파라다이스시티의 벨기에 문화 행사 제안을 계기로 시작됐다. 사실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지만 한국인들에게 정통 벨기에 와플이 무엇인지 꼭 보여주고 싶었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 보고 싶어 협업을 결정하게 됐다.
Q. 이번 파라다이스시티 ‘벨기에 고메&컬쳐 페스티벌’ 참여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였다. 앞서 말했듯 한국인들에게 정통 벨기에 와플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맛보게 해주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확인한 부분은 신선한 식재료였다. 이를 위해 한국 현지에서 모든 재료들을 수급했다. 또 유럽의 식문화는 아시아의 식문화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벨기에의 스타일은 유지하되 레시피 몇 가지는 변형을 해야 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스파이시 치킨’ 메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럽과 한국의 ‘맵다’는 정의가 다르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됐다. 그래서 고객의 입맛에 맞도록 레시피를 변형해서 기존에 비해 더 맵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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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행사에서 미쉐린 2스타 셰프가 개발한 정통 벨기에 와플 메뉴들을 선보였다고 들었는데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메뉴는 무엇인가?
A. ‘고프르&와플스’는 미쉐린 2스타 셰프인 ‘이브 마타냐(Yves Mattagne)’의 레시피로 탄생한 정통 벨기에 와플을 선보이고 있다. 이브 마타냐는 제 아버지이기도 한데, 나와 ‘고프르&와플스’를 공동 창업했다. ‘고프르&와플스’는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푸짐한 양과 독창적인 콘셉트의 와플들을 선보여 론칭 후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파라다이스시티 ‘벨기에 고메&컬쳐 페스티벌’에서도 ‘고프르&와플스’의 대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신선한 이스트 맛이 느껴지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브뤼셀 오리지널’ 와플이 가장 반응이 좋은데, 한국에서는 ‘이브 마타냐’가 새롭게 개발한 ‘스파이시 치킨’과 ‘바나나 스플릿’이 가장 인기다.
스파이시 치킨은 신선한 닭과 멕시칸 스파이스, 매운 깻잎, 민트 등을 사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좀 더 맵게 변형했는데,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바나나 스플릿은 바나나와 수제 바나나 크림 및 캬라멜 크림, 벨기에 초콜릿 등을 활용해 달콤함을 배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Q. 직접 한국에 와서 한국인들에게 와플을 만들어 제공하며 느낀 소감은?
A. 이번 행사는 한국 손님들과 직접 대면하며 소통할 수 있는 굉장히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첫 손님이 인상 깊었다. 처음 맛보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말하더니 다음날 바로 다시 찾아주었다. 이후에도 와플을 먹으면서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거나, 어른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대단히 즐겁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일을 하는 것 같다. 고객들이 우리로 인해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즐기는 것을 보는 것이 보람 있고 행복하다.
Q. 한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와플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정용 와플 기계 판매가 늘고 '크로플(크로아상+와플)' 같은 메뉴도 유행하고 있는데 '와플의 본고장' 벨기에와 비교하면 어떤가?
A. 벨기에에서 와플은 국민 메뉴이지만, 한국에서도 와플이 인기라고 들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크로플’이 핫한 메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모양만 와플이지 와플의 레시피나 맛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고프르&와플스’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알려서 정통 벨기에 와플의 맛을 선보이고 싶다.
Q.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요식업계에 뛰어들어 계속 독립적으로 활동을 이어왔다고 들었다. 요식업 쪽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A. 14살에 용돈을 벌고 첫 벨기에 맥주를 사고 싶어 요식업계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됐다. 아버지의 케이터링 일을 2년간 도운 이후 아버지의 여러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다가 케이터링 및 행사 기획을 하는 회사를 차리게 됐다. 나는 행사 기획과 케이터링 일을 좋아한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여러 팀들과 협업을 하고, 비즈니스 관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14살부터 18살까지 홍콩이나 로스앤젤레스, 프랑스, 런던, 독일 등 여러 국가와 도시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세계 여러 국가들을 여행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는 과정이 좋았다. 나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멀리서 구경하는 게 아닌, 현장에서 직접 일하고 실수하며 배우는 과정이다. 지금도 그 시간들이 인생 최고의 배움이었다고 생각한다.
Q. 아버지와 함께 창업한 '고프르&와플스'가 벨기에의 유명 와플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진출 계획은 없나? 앞으로의 계획은?
A. 우리는 ‘고프르&와플스’라는 브랜드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해외까지 확장하고 싶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 그래서 실제로 브랜드북부터, 업무 설명서, 매장까지 전부 해외 론칭 준비가 되어있다. 현재는 독일에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고 인도와 두바이, 중국 등 최근 컨택한 여러 국가들과도 논의 중에 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