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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BI에서 오랜 시간 공들였던 마약 조직의 행방을 드디어 찾았다. 범인은 북한 출신 장명준(진선규). 잭(다니엘 헤니)은 검거한 장명준을 중심으로 마약 조직을 소탕하려 한다. 그런데 그 순간 마주하게 된 건 림철령(현빈). 림철령은 외교 조항을 언급하며 장명준을 본국인 북한으로 소환하려 한다. 사소한 몸싸움 끝에 철령이 잭을 제압한 순간, 잭의 상사는 장명준을 북한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범죄 조직으로 인해 장명준을 놓쳤다. 탈출한 장명준의 다음 행보는 대한민국. 그렇게 장명준을 잡기 위해 남한 형사 진태(유해진),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그리고 미국 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까지 뭉쳤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의 극 초반 흐름이다. '공조2'는 시작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의 몸 싸움부터 영화 시작 약 5분 만에 카체이싱과 폭발신 등 거대한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이렇게 초반부터 화려하면, 뭘 더 보여주려고 이러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배경은 서울로 옮겨진다. 그리고 그때 진태(유해진)가 등장한다. 다 잡은 범인을 과자를 든 아이의 안전을 위해 놓치게 되는, 그래서 번번이 승진을 놓치게 되는 인간적인 진태는 여전히 '공조2'를 이끌어가는 가장 믿음직한 가장이자, 기둥이다. -
'공조2'는 '공조'의 미덕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거기에 더 큰 볼거리를 더한다. 남한, 북한, 그리고 미국까지 가세하며 공조 수사 범위도, 범죄 규모도 더욱 커졌다. 영화 시작 5분여 만에 등장한 거대한 액션 장면 이상의 장면들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공조'에서 휴지 액션이 있었다면, '공조2'에서는 파리채 액션도 있다. 휴지에서 파리채로 바뀌면서, 현빈의 액션 능력은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코믹의 의지를 덧대었다.
'공조'에서 만난 덕분에 캐릭터 설명이 이미 완료되어있는 진태(유해진)와 철령(현빈)은 더욱 편안하게 극을 휘어잡는다. 여기에 잭(다니엘 헤니)의 합류로 잘생김은 두 배로 됐고, 관계성도 달라진다. 그 일례가 진태의 처제 박민영(임윤아)의 마음. 잭의 등장에 진태의 아내(장영남)와 딸뿐만 아니라 '철령 바라기' 박민영까지 흔들린다. 그런 박민영을 보면서 철령 역시 변화의 지점이 생긴다. 무릇, 영화 속 로맨스라면 설렘을 안겨줘야 하는데, '공조' 속 로맨스는 웃음을 안겨준다는 점 역시 1편의 미덕을 그대로 가져가는 요소다. -
영화는 코믹과 액션 중 어느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질주한다. 캐릭터 모두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는 느낌이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는 외모와 액션으로 무장했고, 유해진은 입담으로 이들의 무게 중심을 잡는다. 액션이 지루할 때면 유머가, 유머가 자칫 뻔한 느낌을 줄 때면 로맨스나 액션 등의 볼거리가 적절하게 분배돼 있다. 클리셰 범벅으로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도 배우들 보는 재미로 덮여간다. 특히, '공조' 1편보다 늘어난 처제 임윤아는 로맨스 외에도 뷰티 유튜버, 클럽 죽순이 등의 활약을 통해 주연 같은 감초 역할을 해낸다.
'공조2'의 연출은 이석훈 감독이 잡았다. 이석훈 감독은 '댄싱퀸'(2012),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히말라야'(2015)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감독이다. 그는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해왔던 영화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웃음이 있는 영화를 많이 해왔다. '공조2'를 연출했을 때 다른 것도 잘해야겠지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 중 잘하는 건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1편 때는 철령(현빈)이 아내를 잃은 복수심에 불탔다면, 2편은 좀 더 자유로워졌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코믹을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가족들이 명절에 함께 볼 수 있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라고 자신했다.
'공조'는 지난 2017년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개봉해 781만 명의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다. 과연 약 5년 후인 2022년 추석 연휴에 돌아온 '공조2'가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될 수 있을까. '공조2'는 오는 9월 7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상영시간 129분.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