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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전조 증상? 노년기 ‘우울증’과 ‘치매’ 구분 방법

기사입력 2022.08.12 10:45
  • 노인의 약 10~2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노년기 우울증을 치료받는 비율이 매우 낮다. 하지만 어떤 우울증은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요인 혹은 전조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사전 파악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박지은 교수가 치매로 이어지는 우울증은 인지 기능의 변화가 동반되기 때문에 인지 기능 이상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며, 노년기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 노년기 우울증 대표 증상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노년기 우울증 대표 증상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노년기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 그룹은 2~30대 젊은 나이에 우울증이 발생해 나이 들어서까지 지속되는 ‘조발성 우울증’이다. 두 번째 그룹은 젊었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중년 이후에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로 ‘만발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뇌의 퇴행성 변화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히 주의 깊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또한 우울증 초기부터 인지 기능의 문제가 동반되거나 치료 중 우울 증상은 좋아졌지만 기억에 호전이 없는 경우, 그리고 우울증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필히 고려해 봐야 한다.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여러 질문이 필요하고 인지 기능 검사나 MRI와 같은 뇌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는데, 구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인지 기능이 어떻게 나빠져 왔는가’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의 80% 이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러한 퇴행성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즉, 우울증 환자의 경우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졌다’ 혹은 ‘기분 상태에 따라 기억력이 좋았다 나빴다 한다’라고 보고할 수 있지만, 퇴행성 치매 환자는 ‘기억력이 조금씩 점차 더 나빠진다’라고 보고한다. 따라서 현재의 인지 기능뿐만 아니라 2~3년 전 기억력에 대해서도 파악이 필요하다. 또한 작년과 올해의 기억력도 비교해 봐야 한다.

    우울증이나 치매에 의해 일상적인 활동이 줄어들 수 있다. 이때는 우울증으로 인해 의욕이 없고 귀찮아서 ‘안’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실수가 생기고 ‘못’하는 것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

    또한 치매는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의 하나는 우울증을 잘 치료하는 것이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 치매 진행이 더 빠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박지은 교수는 “나이가 들어 우울증이 발생했다면 꼭 병원에 내원해 치료받고, 혹시 머릿속에서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우울증으로 치료받고 있다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꾸준히 병원에 내원해 인지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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