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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칭한다. 메타버스 세상에는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류가 어우러져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메타버스에는 다음 그림과 같이 네 종류의 인류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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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면에 있는 존재는 물리적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사회적 자아이다. 그런 모습을 갖고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고, 원격 근무 플랫폼에서 직원들과 일한다. 사용하는 플랫폼은 디지털 현실인 메타버스이지만, 거기서 활동하는 나는 물리적 현실의 나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4분면에 있는 존재는 1분면 물리적 현실의 일차적 자아에서 분화된 캐릭터이다. 필터앱이나 VR챗 등을 활용해서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아바타를 만들어 내고, 그런 아바타를 겉으로 보여주면서 활동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메타버스에서 탄생하고 활동하는 걸그룹인 이세계아이돌 멤버들은 1분면의 실제 모습이 아닌, 4분면의 아바타 모습으로만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꼭 연예계에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본인의 물리적 모습, 사회적 자아와는 완전히 다른 프로필 사진, 닉네임으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4분면의 자아를 보여주는 셈이다. 필자가 인터뷰한 이들 중에는 물리적 현실에서 낮에는 기업의 UX 디자이너로 활동하지만, 다른 시간에는 메타버스 속 아바타의 모습을 활용해서 심리 상담가로 활동하는 이도 있었다.
2분면에 있는 가상 인간은 크리에이터가 디자인한 본질적 자아를 바탕으로 스스로 정보를 취득하고, 사고하고, 판단하여 말하며 행동하는 존재이다. 기업에서 상담사, 안내원 역할로 만들어 놓은 인공지능 기반의 캐릭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분면에는 또 다른 접근도 가능하다. 1분면에 존재하는 실존 인물의 정보를 습득해서, 그를 대신해서 활동하는 인공지능 캐릭터를 창조하는 접근이다. 예를 들어, 연예인 A의 대화 패턴을 학습해서, A를 대신해서 팬과 가벼운 실시간 소통을 해주는 캐릭터를 만든다면, 이런 존재는 2분면에 위치한다고 봐야 한다.
3분면은 2분면에 있는 인공지능 기반 가상 인간이 분화하는 접근이다. 1분면의 존재가 4분면으로 분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쉽게 말하자면, 가상 인간의 부캐인 셈이다. 앞서 연예인 A의 대화 패턴을 학습해서, A를 대신해서 팬과 가벼운 실시간 소통을 해주는 가상 인간을 만든다고 예시했는데, 만약에 그런 캐릭터를 연예인 A의 물리적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반려동물 형태로 겉모습을 바꾸거나, 실제 40대인 연예인 A를 10살의 아이로 둔갑시키고, 거기에 인공지능을 입혀서 대중과 만나게 할 수도 있다.
판타지 속 이야기로 들릴 수 있으나, 2, 3, 4분면의 존재는 이미 어느 정도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걱정하기에 앞서 인류가 풀어야 할 질문이 있다. 메타버스에서 인류와 공존하는 새로운 존재들, 우리는 왜 그런 존재를 창조하고 있을까? 그런 존재는 인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메타버스 기업, 전문가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답해야 할 질문이다.
[김상균 교수] 김상균 교수는 메타버스 분야 학문적 권위자로 연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지과학자다. 다수의 대학, 기업, 공공기관에서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 등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 및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사외이사로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메타플래닛',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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