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 건강 관리 등을 이유로 ‘비건(vegan) 열풍’이 이어지며, 동물성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비건 식품으로 손꼽히는 아몬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몬드는 ‘두유’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우유 대체 식품이자,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글루텐 프리 식품이다. 또한, 식이섬유, 비타민, 단백질, 마그네슘 등의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한 건강식품이라는 점도 아몬드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
아몬드를 찾는 이가 늘어나며, 아몬드 보관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몬드는 수분이 적고 유분이 많은 견과류로, 타 견과류보다 월등히 긴 보존 기간을 자랑한다. 지난 14일 진행한 ‘2022 아몬드 트레이더 세미나’에서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의 광웨이 후앙(Guangwei Huang) 식품 연구 및 기술 담당 부책임자는 “생아몬드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보관 시 최장 2년까지 풍미가 유지된다”라고 밝혔다.
아몬드가 오랜 기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수분 함량이 6% 미만으로 낮은 저수분 식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몬드의 지방이 호두나 피칸의 다불포화 지방보다 안정적인 불포화지방이 주를 이루는 것과 아몬드에 산화 현상을 막아주는 천연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E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도 아몬드의 보존 기간을 길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외에 아몬드 껍질에 함유된 또 다른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작은 오일 방울을 보호하는 벌집 구조의 세포 구조도 아몬드 산화를 막아 아몬드를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돕는다.
그렇다면 아몬드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은 무엇일까?
-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는 아몬드처럼 수분이 적고, 유분이 많은 견과류는 온도와 습도가 보존 기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기름 함유량이 높은 음식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쉽게 산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몬드의 가공도 보관 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아몬드를 절단(잘게 썰기, 세로로 쪼개기, 얇게 썰기, 갈기)하거나, 아몬드 껍질을 제거하면 공기에 노출되는 면적이 늘어나 산화하기 쉬워진다.
아몬드 보관 시에는 저장 환경의 상대 습도를 6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온도는 지방산의 방출과 산화에 모두 영향을 미치므로 섭씨 15도 미만으로 보관해야 아몬드 보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비닐봉지나 용기로 밀봉하면 수분과 공기를 차단해 아몬드 보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볶은 아몬드는 포장이 특히 중요하다. 로스팅 할 때 고온으로 인해 지방 산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질소가스 치환 포장이나 진공포장 등은 산소 차단을 강화해 아몬드의 산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제품의 수분 흡수를 방지하거나 둔화시켜 보존 기간을 연장한다.
아몬드의 로스팅 방법도 보존 기간을 좌우한다. 아몬드 로스팅은 섭씨 138도 이하에서 시간을 조절하며 가벼운 로스팅으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최소화하는 것을 권장하며 산화 및 손상 방지를 위해 로스팅 후 즉각 냉각 처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웨이 후앙 식품 연구 및 기술 담당 부책임자는 “아몬드는 로스팅 온도가 높을수록 세포가 파괴되고 유통기간이 짧아진다”라며, 가장 이상적인 로스팅 방법으로 자연건조 후 섭씨 129도 이하의 온도에서 로스팅 하는 2단계 가공법을 추천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