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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다시 한번 시원한 승전보를 전한다. 김한민 감독이 펼치고 있는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자 '명량'의 프리퀄 '한산: 용의 출연'을 통해서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연'(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의 언론시사회가 열려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이 참석했다. -
영화 '한산'은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8년여 만에 '한산'을 선보인 김한민 감독은 전작 '명량'과 달라진 환경을 언급했다. 그는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일단 '명량'에서는 바다에 배를 띄웠지만, '한산'에서는 바다에 배를 전혀 띄우지 않았다"며 "그만큼 노하우도 쌓이고 기술도 발전했다. 평창에 3천 평 정도되는 세트에 크로마키를 하고 바다 위 신을 거의 다 찍었다. 오픈 세트는 여수에 따로 야외 세트로 지었다. 코로나 시국에 그런 환경이 정말 절실했고 다행히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번 작품에서 40대 후반의 '이순신'을 연기한 박해일은 개봉을 앞둔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완성본을 처음 보니 놀라웠고,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사운드 또한 훌륭했다"며 "감독님께서 한산해전이 일어난 때와 비슷한 때에 크랭크인 하고 싶다고 하셔서 한여름에 배우들이 무거운 갑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그 무게를 견디면서 촬영한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배우들 모두 후회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민식의 배턴을 이어 받은 박해일은 전작과 다른 분위기의 이순신을 완성했다. 이에 대해 박해일은 "'명량'의 성격과는 다르게 제가 맡은 이순신은 물 같은 인물이다. 어떤 게 섞여도 그 주변에 잘 드러나는 방식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이순신이 안 나타날 때도 그가 구사하는 세밀한 전략들이 구현되는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전작과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민식 선배님이 화염방사기 같은 연기를 해주셨다면 제가 한 이순신은 냉정하고 세밀한 면면을 그리려고 했다"며 "제가 알아본 결과 이순신 장군은 말수가 적고 희노애락의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분이시라고 하더라. 정말 연기 절제가 무엇인지를 이번 작품에서 강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와키자카' 역을 맡아 냉혈한 왜군 장수로 분한 변요한은 상대역 박해일과의 현장을 묻는 말에 "촬영하며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CG 탓에 조선군과 왜군의 촬영이 각각 진행됐기 때문. 이에 "박해일 선배님는 촬영보다는 횟집에서 자주 만났다. 저희가 수군이기 때문에 횟집에서 모였다"며 너스레를 떤 변요한은 "저희가 현장에서 뵙지 못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CG로 하는 신들은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켜주시면서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극 중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자랑한 것에 대해 "일본어 같은 경우는 선생님이 고생을 많이 해주셨다. 고어에다 고증이 있어야 해서 일본 쪽에 검사를 받으시면서 저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여기에 조선군 향도 역에 안성기, 경상우수사 역에 손현주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더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성규는 항왜 군사 '준사', 김성균은 와키자카의 견원지간 '가토', 김향기는 기생으로 분해 일본군 첩자로 활약하는 '정보름', 옥택연은 조선의 탐망꾼 '임준영'으로 분해 임진왜란을 겪던 조선의 현실을 리얼하게 그렸다.
특히, 이미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촬영을 마친 김한민 감독은 전작의 흥행에 이은 부담감과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명량'이 워낙 기대하지 않았던 흥행이었다"며 겸손해 하면서도 "메시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울림이 있는 감흥, 그런 게 장르와 결합했을 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
이어 '국뽕(자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되어 있는 것을 표현한 신조어) 영화'라는 수식어를 언급하며 "이번엔 '국뽕 너머의 국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다른 것과는 다른 국뽕이다. 제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과 자긍심, 우리에게 어떤 위로, 위안, 용기, 힘, 연대감 그런 것들이 영화를 통해 생기면 좋겠다. 단지 이순신을 팔아서 흥행을 할 수는 없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이처럼 역경을 이겨내고 승기를 거머쥔 1592년의 여름,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던 조선의 그날로 관객을 안내할 영화 '한산: 용의 출연'은 오는 2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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