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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더 기아 콘셉트 EV9(이하 콘셉트 EV9)'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콘셉트 EV9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LA오토쇼를 통해 데뷔한 콘셉트카다.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콘셉트 EV9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기아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다. 수요가 증가하는 대형 SUV 타입 전기차를 예고하면서 브랜드 최신 디자인을 보여준다. 양산 모델은 내년 4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는 SK온 제품이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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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측은 콘셉트 EV9을 통해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을 제시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인 융합을 의미한다고 한다. 세부적으로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과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시도', '인간의 삶을 위한 기술', '평온 속의 긴장감',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 등 5가지 핵심 요소로 정의한다.
플래그십 SUV로 선보일 EV9은 5가지 핵심 요소 중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과 구불구불한 계곡, 완만한 수평선 등 경이로운 자연의 느낌을 디자인에 녹였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사회적인 책임감도 강조한다.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은 "기아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아가는 중요한 변화의 시점에 있다"며, "소비자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 소비자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독창적이고 대담한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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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자연 속 휴식을 모티브로 삼았다. 라운지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 주요 사양으로는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팝업 스티어링 휠,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 등이 적용됐다. 3열 좌석도 만들었다. 실제 양산 시 7인승이나 8인승 버전이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직선 위주 디자인이 적용돼 남성적인 실루엣을 구현했다.
콘셉트카 외장 컬러는 바다를 연상시키는 색상이라고 기아는 설명했다. 시트와 도어 트림, 바닥 등 소재는 바다의 폐어망과 플라스틱 병 등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은 "기아 브랜드 존재 이유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생각이 시작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어 "오는 2027년까지 14종 전기차 모델 글로벌 라인업을 구축하고 신차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고민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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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기아는 해양생태계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올해 하반기 해양수산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약 3년간 국내 갯벌 식생복원사업 및 관련 연구를 후원하기로 했다.
기아에 따르면 바다와 갯벌 등 해양생태계가 탄소를 흡수하는 것을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한다. 2013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공식 인정한 이후 많은 국가에서 블루카본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약 2480k㎡에 달하는 국내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꼽힐 만큼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1년 동안 내연기관차 약 20만대가 내뿜는 양과 동일한 수준인 약 49만 톤 규모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기아는 갯벌의 탄소 흡수력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생태계의 변화와 탄소 흡수 효과를 측정해 국내 갯벌이 가진 생태계적 잠재력과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국제사회에 알린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 신차 보호용 비닐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전문 작가와 협업해 차량용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 부산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