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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예능을 시작하려고 한다."
넷플릭스 측이 예능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D.P.' 등 시리즈나 영화로 주목을 받아왔다. 기존에도 김태호 PD와 함께한 '먹보와 털보', 전 세계 넷플릭스 예능으로 비영어권 TOP4 오르기도 했던 '솔로지옥' 등을 선보였지만 본격적으로 그 시선을 예능으로 확장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
23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넷플릭스 한국 예능 상견례’가 진행됐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범인은 바로 너!', '백스피릿', '신세계로부터',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셀럽은 회의 중'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날 현장에는 넷플릭스 콘텐츠 팀 유기환 매니저가 참석해 넷플릭스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밝혔다. -
넷플릭스는 예능 제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로컬 퍼스트"를 강조했다. JTBC 예능PD 출신인 유기환 매니저는 넷플릭스에서 기획부터 제작·편집까지 함께 동료처럼 소통하는 제작 과정을 강조하며 "기준은 명확하다. 한국에서 한국 시청자에게 얼마나 호응받았는가. '넷플릭스는 외국에서 먹히는 것만 하지 않냐?'라는 말을 하는데, 저희 기준은 '한국' 먼저이다. 한국인이 좋아하고 사랑할 예능 작품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한국인이 좋아해 주면 성공이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넷플릭스에서 예능을 선보이는데 분명한 한계점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유기환 매니저는 "일주일에 하나씩 내는 게 아니라 100% 사전 제작이고, 편집, 자막 등 제작 기간이 길게 소모된다"라고 밝히며 장·단점을 이야기했다. 장점은 높은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것, 단점은 긴 제작 기간으로 인해 시의성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유기환 매니저는 20분 정도 분량의 프로그램 등 장점은 살리고 한계는 보완할 수 있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즈 제작과 비교해 예능 프로그램의 공개는 이슈적으로도 프로그램 수로도 저조했다. 하지만 달라졌다. 유기환 매니저는 "작년부터 예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고, 그 첫걸음으로 봐달라. 공개된 작품을 포함해 한국의 많은 제작자, 크리에이터와 많은 작품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부터 4년에 6개 정도가 아닌, 한 달에 1~2개 정도 꾸준히 보실 수 있게 런칭할 계획이 있다"라는 계획을 전했다. -
이날 그 시발점이 되는 세 개의 작품을 설명했다. 유재석, 김연경, 이광수가 함께하는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 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내 생애 마지막 꿈의 무대를 선보이는 '테이크 원', '최고의 피지컬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피지컬: 100', 그리고 지난해 공개된 후 전 세계 TOP 4 성적을 거둔 '솔로지옥'의 시즌2'가 그 주인공이다.
'코리아 넘버 원'은 유재석, 김연경, 이광수가 고정 멤버로 대한민국 넘버원이라고 불리는 장인을 찾아다니며, 문화도 체험하고 체력도 정신력도 남김없이 쏟고 오는 노동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테이크 원'은 “인생의 마지막 단 한 곡이라면, 어떤 곡을 부르시겠습니까?”라는 예기치 못한 질문을 받은 아티스트들이 ‘단 한 번의 꿈의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전 과정이 긴장감과 밀도 있게 담길 예정이다. 조수미, 임재범, 유희열, 박정현, 비(정지훈), AKMU, MAMAMOO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
'피지컬: 100'은 피지컬이라는 단어에 자신 있는 남녀 100인이 모여 최종 1인을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컴페티션 장르 프로그램. 유기환 매니저는 "예능 작품이지만, 예능 제작진이 아닌 MBC 다큐멘터리 PD가 기획과 연출을 하고 있다. 그 안에 다큐멘터리적인 질문, '피지컬'이라는 질문이 밀도 있게 들어갈 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당부했다.
'솔로지옥' 시즌2는 최근 촬영을 마쳤다. 유기환 매니저는 "지옥도와 천국도를 오가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즌 1보다 더 뜨거운 느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편집 중"이라며 "어제 스튜디오 녹화가 있었다. 같은 MC와 진행돼 굉장히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웃음과 놀라움이 끊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유기환 매니저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만의 특징을 한 마디로 "오리지널리티"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적 예능의 화두가 되는 "포맷"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 것. 유기환 매니저는 "가장 특이하게 느낀 부분이 포맷을 만들어 리메이크가 쉬운 버전이 있지 않나. 많은 넷플릭스의 예능팀이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어찌 보면 전 세계 예능팀의 키워드가 '포맷' 같다. 그런데 한국은 늘 '우리가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한국만큼 많이 매주 오리지널 포맷이 쏟아지는 나라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우리나라 예능만이 가진 차별점을 전했다.
시리즈나 영화가 아닌 '예능'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접속하게 되는 시기가 올까. 유기환 매니저는 이를 위한 첫걸음을 떼고 있다며 당당한 출사표를 전했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