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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6월 개봉한다. 7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애니메이션 ‘요괴인간 벰’의 극장판 ‘벰: 비컴 휴먼’과 북한의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9살 소년의 처절한 현실을 담아낸 애니메이션 ‘리멤버 미’다.
벰: 비컴 휴먼 (6월 27일 개봉) -
흉측한 본모습 탓에 인간과 섞여 살 수 없는 요괴인간 벰, 베라, 베로의 이야기를 그린 ‘요괴인간 벰’은 1968년 10월부터 1969년 3월까지 일본 후지 TV에서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이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에 동양방송(TBC)을 통해 소개되었으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요괴인간이라는 설정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극장판 ‘벰: 비컴 휴먼’은 ‘요괴인간 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로, 2019년 방영된 TV 애니메이션으로부터 2년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을 위해 악의 무리를 무너뜨리는 요괴인간의 리더 ‘벰’은 리브라 시티에서 펼쳐진 ‘베가’와의 격투로 기억을 잃고, 평범한 회사원이자 가장인 ‘벨름’으로 살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벰은 자신의 일상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그가 현재의 삶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인간으로서의 벰은 삶은 한순간 무너진다.
‘벰: 비컴 휴먼’은 벰이 악의 무리를 물리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또한, 괴물보다 못한 추악한 인간들을 통해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인간이 되고 싶은 요괴인간의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극장판 ‘벰: 비컴 휴먼’은 스크린과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리멤버 미 (6월 29일 개봉) -
제44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경쟁 초청을 시작으로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우수상 수상, 제36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자유정신 경쟁 특별언급 부문 수상, 제33회 도쿄국제영화제 월드 포커스 부문 후보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리멤버 미’는 인권이 상실된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2005년, 9살 소년 '요한'은 영문도 모른 채 북한의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잔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매일 반복되는 고된 생활은 모든 희망을 앗아간다. 수용소 사람들은 작은 빵 조각 하나를 더 얻기 위해 서로를 고발하고, 감시한다. 최소의 생존 조건마저 충족하지 않는 최악의 환경 속에 차츰 인간성을 잃어가는 요한과 끝까지 타인을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엄마 사이에는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극한의 상황 속에 놓인 요한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수용소의 지옥에서 이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직접 탈북민들을 만나 취재해 가며,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10년에 걸쳐 작품을 완성한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잔혹함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성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실제 애니메이션을 통해 펼쳐지는 수용소의 삶은 이 시대에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하다. 현존하는 지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수용소에서의 기약 없는 삶에 변해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은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게 하며, 보는 이를 분노하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애니메이션 ‘리멤버 미’는 오는 6월 29일 개봉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