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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함과 단단함, 양극단의 모습을 한 몸에 표현해 내는 배우가 있다. 2년 반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배우 이요원이 그렇다. 동안 비주얼에 소녀 같은 분위기를 잃지 않고 있는 그는 '그린마더스클럽'을 통해 첫 모성 연기를 선보였다. 실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이기에, 어찌 보면 모성애는 이요원이 가진 가장 자연스러운 마음일 터다. 이요원은 작품 속 캐릭터 '은표'에 물든 채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초등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다. 극 중 이요원은 자녀 사교육 커뮤니티에 갓 입문한 엄마 '이은표' 역을 맡았다. 은표는 이사한 동네에서 다시 마주한 옛 친구 '서진하'(김규리), 맞은편 집에 사는 초등커뮤니티의 중심 '변춘희'(추자현)와 엮이는 인물이다. -
작품을 마친 이요원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요원은 오랜만의 차기작이 입소문을 탄 것에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요원은 "방송 후 화제성 1위를 하는 걸 보면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실감했습니다. 사랑받는 건 정말 기쁜 일인 것 같아요"라며 "OTT 플랫폼에서 회자되는 건 더 반갑고요. 거기에 일본 넷플릭스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달리는 조사관' 이후 약 2년 반 만에 선보인 작품이었다. 엄마의 이야기였기에 더 마음이 끌렸을 법했다. 이요원은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 그리고 엄마로서 겪어온 생활이 녹아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그동안 보여드린 작품들은 캐릭터가 강한, 도회적인 인물들이라 생활감 있는 일상적인 인물에게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그린마더스클럽'은 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의 공감, 인간관계가 녹아 있는 이야기였기에 재미있었고, 다양한 인물들과 장르들이 나와서 매우 흥미로웠어요." -
은표는 극 초반부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인물이다. 우연히 이사한 동네에서 자신의 옛 연인을 빼앗은 절친을 마주한 것이다. 이미 단란한 가정을 꾸린 은표의 마음에 상처가 도졌다. 어떤 때는 처연하게, 또 어떤 때는 히스테릭하게, 널뛰는 감정선을 연기한 이요원은 복잡한 캐릭터이기에 더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은표라는 인물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인물이에요.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의뭉스럽다는 드라마의 대사가 딱 맞는 그런 인물인 것 같아요.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남의 일에 발 벗고 나설까 싶지만, 은표는 본인의 감정에 솔직하고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 인물들과 처한 사건들 속에서도 결국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옮기는 그런 사람이기에 그 부분에 초점을 주고 표현했어요." -
이번 작품에서 이요원은 수준급의 프랑스어까지 소화했다.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미술 수재 캐릭터를 맡아서다. 생소한 언어를 능숙하게 해낸 이요원은 새로운 도전에 만족해했다.
"대본을 받고 시간이 날 때마다 선생님과 수업했어요. 선생님이 녹음해 준 내용을 듣고 쓰고 말하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우리가 쉽게 접하지 않았던 프랑스어라 많이 힘들었지만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새로움과 재미를 경험했습니다. 이 작품이 아니었으면 과연 프랑스어를 배워봤을까요? (웃음)" -
극 중 추자현, 김규리와는 갈등과 워맨스를 모두 보여준 이요원이다. 미스터리와 스릴러, 질투, 애증, 그 모든 것을 돌고 돈 끝에는 여성들의 우정이 남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또래 배우들과의 만남이었기에 이요원은 더 반가웠다고 했다. 특히 모델 시절 인연이 있던 김규리를 만나 20대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며 웃었다.
"추자현 배우와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지만, 데뷔 후 TV와 스크린에서 자주 보던 배우였기에 어색함은 없었던 것 같아요. 프로다운 모습과 섬세한 연기는 제가 생각했던 춘희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에 반가웠습니다. 김규리 배우와는 모델 활동을 해오는 시기부터 함께 성장한 언니여서 정말 친구 같았고, 오랜만에 만나도 그 모습 그대로라 시간이 거꾸로 간 것 같았어요. 호흡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해서 너무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김규리 배우와 찍은 대학 시절 신에서는) 서로 부끄러워하면서도 웃으며, 옛날이야기하면서 그때 그 시절 잡지 화보 찍듯이 셀카 놀이를 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그 시절 그때 모습을 서로 기억하고 추억을 하다 보니 잠깐이나마 20대를 되돌아본 것 같아요.(웃음)" -
'학교2'부터 '외과의사 봉달희', '선덕여왕', '마의', '부암동 복수자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작마다 흥행을 이끌어온 이요원은 '그린마더스클럽'으로 새 대표작을 썼다.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던 작품이기에 이요원에겐 남다른 경험으로 남았다.
"회마다 복합적인 스토리로 감정적인 호흡이 힘들었던 작품이었지만, 여러 배우들과 여러 장르의 에피소드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던 작품이었어요.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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