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한 천재 의사가 변호사가 되어 복수를 꿈꾼다. 의학물과 법정물이 결합된 신선한 장르물로 안방극장을 매료할 '닥터로이어' 얘기다.
'닥터'이자 '로이어'인 복합적인 캐릭터는 믿고 보는 배우 소지섭이 연기한다. 결혼 후 복귀작이자 '내 뒤에 테리우스'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나서는 소지섭이 선택한 작품이기에 더욱 기대가 쏠린다.
3일 MBC 새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극본 장홍철, 연출 이용석·이동현)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용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소지섭, 신성록, 임수향이 참석했다.
'닥터로이어'는 조작된 수술로 모든 걸 빼앗기고 변호사가 된 천재 외과의사와 의료범죄 전담부 검사의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드라마다. 작품은 수술실과 법정을 오가며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용석 감독은 작품에 대해 "한 사람의 생과 사가 갈리는 공간이 병원이다. 어떤 사람의 미래가 승패에 따라 달라지는 게 법정이다. 그런 병원과 법정을 무대로 해서 모든 것을 잃고 몰락한 인물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잃은 검사가 진실을 규명하고 복수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용석 감독은 '닥터로이어'를 통해 첫 의학물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제가 장르물, 코미디, 격정 멜로 다 해봤는데 메디컬 드라마는 겁이 났었다. 일부러 안 했다기보다는 준비할 게 워낙 많다 보니 근처에 안 갔던 것"이라며 "실제 수술보다 수술 신을 찍는 게 3배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래서 피하고 있었는데 이 대본을 보는 순간 '여기서 어려운 길을 갈 것이냐 쉬운 길을 택할 것이냐' 그 기로에 놓였다. 이번에 새 길을 가야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연출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
이어 이용석 감독은 연출을 결정한 이유 중 51%는 소지섭 때문이라고 말에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섭 씨가 제 입봉작 주인공을 해주셨다. 또 지섭 씨 첫 주연 때도 제가 참여했었다.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라며 "저는 지섭 씨한테 고맙다. 지나가다 보면 '감독님 한 번 같이 작품 해야죠' 했었는데 이렇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고맙다"라며 소지섭과의 끈끈한 신뢰를 드러냈다.
또한, 이날 이 감독은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SBS '우리는 오늘부터'에는 임수향이, 동시간대 방영되는 SBS '왜 오수재인가'에는 이경영이 출연하면서 의도치 않게 주요 배우들이 겹치게 된 것. 이에 대해 감독은 "제가 편성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 불행하게도 그쪽 편성이 변하면서 겹치게 된 건데 어쨌든 그 부분보다는 그냥 작품의 내용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며 "아무도 원하는 상황이 아니었고, 누굴 비난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드라마 자체에 관심을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소지섭은 4년 만의 복귀작에서 큰 도전에 나섰다. 의학물과 법정물을 모두 소화해야 했다. "천재적인 의사였지만 조작된 수술로 모든 것을 잃고 의료 전문 변호사로 돌아와 시원하게 복수하는 인물을 연기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한 소지섭은 "대본도 매력적이었지만, 캐릭터가 가진 두 가지 직업이 매력적이었다. 실제 촬영을 해보니까 다른 듯하면서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있더라"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전문직 캐릭터를 맡아 전문 용어 등 연기적으로도 준비할 것이 많았다며 그간의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전문직 연기는 그냥 어렵고 또 어렵고 어렵다"라며 "일단 두 가지 전문직을 연기해야 하니까 보시는 분들이 어색하지 않게 최대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자문해 주시는 분들께 굉장히 많이 물어보고 연습하고 고민하고 확인하면서 계속 반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어릴 때도 독서실에 안 갔었는데 이번에는 독서실에서 공부하면서 열심히 외웠다. 처음에는 생각한 것보다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고 하면 굉장히 어렵더라"라며 "그래도 직업이 배우라서 보고 따라 하는 건 다른 분들보다 좀 빠른 것 같다. 수술 신을 찍을 때도 의사 선생님들이 상주해계시고 저는 해주시는 걸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으로 찍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
임수향은 극 중 서울중앙지검 의료 범죄 전담부 검사 '금석영' 역을 맡았다. 임수향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소지섭, 신성록을 비롯한 선배 배우들을 언급했다. 그는 "일단은 선배님들과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너무 영광이다"라며 "선배님들께 연기를 많이 배우고 있다. 외적으로 현장에서는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 애티튜드적인 면에서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전문직을 연기하게 된 임수향은 연기적 부담감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사'자가 들어간 직업은 처음 연기한다"며 "프로페셔널해 보이고 싶었다. 그러려면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 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매회 '간장공장공장장' 하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선배님들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발음이 너무 힘들어서 지섭 선배님한테 '저는 검사만 해도 너무 힘든데 어떻게 의사도 하고 변호사도 하세요' 묻기도 했다. 선배님은 정말 대사를 안 틀리신다"라며 현장 에피소드를 전했다. -
매 작품 캐릭터 '착붙(착붙은의 줄임말로 잘 어울린다는 뜻)' 연기를 선보여온 신성록은 베일에 싸인 로비스트 '제이든 리'로 분한다. 신성록은 제이든 리 역할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이거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어서 주저 없이 결정했다"며 "정말 위험한 캐릭터다. 극 중에서도 위험한 순간이 많아서 늘 조심조심하면서 한다. 굉장히 치명적이고 위험하면서 궁금한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세 배우 조합을 완성한 이용석 감독은 흠잡을 데 없는 캐스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 배우들과 조연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정말 좋다"고 말한 이 감독은 "지섭 씨는 되게 겸손하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많은 사람이 아닌데 이 역할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줘서 제게도 의지가 많이 됐다. 성록 씨는 우리 편도 남의 편도 아닌 것 같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수향 씨는 이번 기회에 뭔가 흡수하겠다는 마인드를 가졌다. 성장하는 연기자라는 점에서 보기 좋았다"라며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기대케 했다. -
마지막으로 이용석 감독은 '닥터로이어'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많은 분들께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며 시청을 당부, 소지섭은 "앞으로 두 달 동안은 '닥터로이어' 안 보시면 사람들과 대화가 안 되실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다채로운 장르에서 연출력을 자랑한 이용석 감독, 그리고 대체할 수 없는 배우 소지섭, 신성록, 임수향의 연기 시너지를 즐길 수 있는 MBC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는 오늘(3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