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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제625돌 세종대왕 탄신일에 맞춰 ‘한글 세계화’의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책이 출간됐다. 고려인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한 인물의 30년 기록을 담은 ‘허선생의 한글아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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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허선행’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한글이 어떻게 세계로 뻗어 나아갔는가를 조망한다.
‘허선행’은 1992년 사범대를 졸업한 직후, 고려인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미지의 땅’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났다. 당시 27세였던 청년이 57세의 중년이 되는 동안 지구촌 변방의 언어였던 한국어는 세계 중심의 언어로 바짝 다가서며 ‘꿈(Korean dream)의 언어’로 확장되었다. 그가 떠났던 길을 따라 KOICA 교사들이 미지의 땅으로 파견됐고, 30년 동안 그가 가르친 8,000명가량의 제자 중 상당수가 한국어 교사가 되어 ‘한글 세계화’의 토대를 만든 것이다.
그의 여정에는 고려인의 디아스포라 역사와 한-우즈벡 수교 30년 발전사, 현지 한인사회 형성사 등을 밀도 있게 다루면서 중앙아시아 한류 열풍과 현지 청년들의 한국어 학습 열기 등도 자세히 담겨있다.
김희상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 대사는 “허선행 학당장님의 30년 여정은 바로 우리 우즈베키스탄 한인사회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평생 한글 보급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공헌하신 허 학당장님의 삶을 배워가고 싶다”고 평했다.
허선생은 ‘한글에 희망을 입히고, 가능성이란 날개옷을 입히는 교사’라고 자신의 역할론을 정리한다. 책에는 지금도 고려인들의 모국어 복원 차원을 넘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그의 열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제2의 허선생’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전할만한 오랜 열정이다.
한편, 도서출판 라운더바우트는 ‘허선행의 한글아리랑’의 판매 수익금 10%를 타슈켄트1 세종학당의 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 특히 출판사 측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수교 30주년과 중앙아시아 고려인 정주 85주년을 맞아 이번 책을 출판한 기념으로 판매 수익금과 별개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약속해 이번 책의 출간 의의를 뜻깊게 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