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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심부전 위험을 심장초음파로 간편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운동선수의 급사 원인으로 유명한 비후성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유전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비후성심근증 환자가 심부전 위험을 예측하려면 좌심실 이완 기능을 측정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국부 마취 후 혈관을 통해서 카테터를 심장 내부로 넣어 시행하는 침습적인 심도자술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환자들의 부담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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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현정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심장초음파로 측정된 좌심방변형률(left atrial strain)이 낮을수록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심부전 발생 가능성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 밝혔다. 이를 지표로 활용하면,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심부전 위험을 간편하게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검사로 측정 가능한 ‘좌심방변형률’이 낮을수록 좌심실 이완 기능이 저하된다는 다른 심장질환 연구 결과에서 착안해 2007년부터 2019년 사이 비후성심근증을 진단받은 4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좌심방변형률과 심장 기능을 측정한 후, 심부전 발생 여부에 대해 약 7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평균 좌심방변형률은 23%로 정상인 평균(35%)에 비해 낮았다. 좌심방변형률이 낮은 환자일수록 좌심실 이완 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장벽의 두께가 두껍고, 심장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 범위도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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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심장 이완기능 장애 정도에 따라 ▲정상(35% 이상) ▲1등급(24%~35%) ▲2등급(19%~24%) ▲3등급(19% 미만)으로 분류하고, 10년 무사고 생존율(10-year event-free survival)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 그룹의 심부전 관련 10년 무사고 생존율은 100%로 비후성심근증이 있더라도 좌심방변형률이 정상범위인 환자들은 10년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완 기능 장애 그룹의 10년 무사고 생존율은 1등급(24%~35%), 2등급(19%~24%), 3등급(19% 미만) 순서로 각각 91.6%, 84.1%, 67.5%였다. 이는 좌심방변형률이 낮아질수록 심부전 발생 비율도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의 저명 학술지 ‘심혈관영상저널’(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IF 7.792) 4월호에 ‘주목받을 이달의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미국 의사들의 필수교육 평점 획득을 위한 연구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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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좌심방변형률을 통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장 이완 기능을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지표를 활용한다면 침습적인 심도자술 등 추가 검사를 받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심부전 예측이 가능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