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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현이 "시청자 분들이 억울해 하는 광수 오빠의 모습을 좋아하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그런 모습이 많이 담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억울한 이광수와 코믹 수사극을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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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tvN 새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극본 한지완, 연출 이언희)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과 함께 배우 이광수, 김설현, 진희경이 참석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 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
이언희 감독은 "처음 이 작품을 준비할 때 '동네 대면 스릴러'라는 이야기를 했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우리 모두는 어느 동네에 살고 있다. 이처럼 친근한 '동네'라는 공간에서 커다란 사건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충분히 있을 수도 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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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이광수는 마트를 지키는 비공식 슈퍼두뇌 '안대성'을 맡는다. 암산과 관찰, 고객정보 외우기가 특징인 MS마트 캐셔이자, '오지라퍼'로 통하는 인물. 이광수는 "대본이 재미있었고, 캐릭터가 신선했다"라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이야기였고, 또 '탐정'을 함께 했던 감독님과 훌륭한 배우들이 있어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답했다.
이광수가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것은 '라이브' 이후 4년 만이다. 게다가 '라이브'를 비롯해 '디어마이프렌드', '안투라지' 등 주로 '떼주물'로 불리는 작품에 출연해왔다면 이번에는 극의 메인 스토리를 이끌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진희경 선배님, 설현 씨,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혼자 뭐를 하기보다는 다 같이 준비했기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함께 하는 든든함이 컸다"라며 "제가 얘기하면서 말을 잘 한것 같아서 닭살이 돋았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만에 작품 복귀에 나선 만큼, 이번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자 "마트 캐셔는 누구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집앞 슈퍼에가도 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저도 더욱 친근하고 실제 있을 것 같은 그런 익숙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며 "저 또한 주변에 대한 오지랖 같은 관심이 큰 편이라서 비슷한 것 같다"라고 답해 이광수가 완성할 '안대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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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현은 동네를 지키는, 20년 대성 바라기 '도아희'로 분한다.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남자친구 외조의 달인으로 그와 결혼까지 생각 중이다. 김설현은 "대본을 읽고 영수증으로 범인을 찾는 다는 것이 정말 재미도 있고, 흔치 않은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캐릭터가 각각의 매력이 넘친다"라며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김설현이 코미디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설현은 "사실 코미디 연기라고 해서 뭔가 특별히 웃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드라마 상황 자체가 재미있는 일이 많아서 연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즐거운 장면이 연출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재미있는 장면이 정말 많다.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찍으면서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화면으로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현장의 재미있는 모습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제가 드라마를 찍고 이렇게까지 기대된 적이 없는 것 같다"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바,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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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진희경이 가족을 지키는 우월한 슈퍼보스 '한명숙'을 연기한다. 전직 핸드볼 선수이자 못 하는게 없는, MS마트 사장이자 대성의 엄마다.
진희경 역시 김설현과 마찬가지로 '영수증'이라는 소재에 흥미를 느꼈다며 "대체로 추리물이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다뤘다면 우리 드라마는 추리물이지만 굉장히 유쾌하고 경쾌하다"라며 "코미디가 수사극에 섞여 특별한 매력을 만들었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언희 감독은 수사극에 코미디를 녹여낸 것과 관련해 "사실 코미디에 초점을 맞추고 연출을 하다보면 강박관념이 있는데, 이번에는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와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저희 모두 마트에 다니고 어쩌면 캐셔는 가족보다 자주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인물들과 친한 관계가 된다면 살짝만 재미있어도 웃음이 난다. 반대로 호감이 없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웃기지 않다. 친근함이 유머로 다가갈 수 있게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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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작품은 보통 16부작의 호흡을 가져가는 여타 드라마와 달리 8부작으로 완성됐다. 이언희 감독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영화로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셔서 오히려 길어진 상황이다"라며 "영화로 풀어가면 사건 위주로 갈수밖에 없는데, 마트라는 익숙한 공감에서 그 안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더 길게 가게됐다"라고 전했다.
진희경은 "최근 시청 플랫폼이 다양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루즈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저희 드라마가 며칠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잘 압축하고 함축해서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이광수 역시 "추리물이기 때문에 8부작 정도가 딱 재미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고, 김설현도 "짧아서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한 줄기의 이야기로 흘러가서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루한 부분 없이 호흡도 빠르고 재미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tvN 새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오는 27일(수)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