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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라 "욕 먹고 기분 좋은 건 처음…성공했죠"

기사입력 2022.04.14.17:42
  • '기상청 사람들' 유라 / 사진: 어썸이엔티, 앤피오엔터테인먼트, SLL 제공
    ▲ '기상청 사람들' 유라 / 사진: 어썸이엔티, 앤피오엔터테인먼트, SLL 제공
    분명 캐릭터는 얄미운데, 그 속에서 배우 본체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흘러나온다. 그 덕에 밉상 캐릭터가 마냥 밉게만 보이지 않는다. 유라는 그런 배우다. 그는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속 '채유진'을 그렇게 소화했다.

    '기상청 사람들'은 기상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얽히고설킨 이들의 이야기다. 유라는 극 중심을 잡는 네 배우 중 하나다. 그는 기상청 안에서 전 남친, 현 남편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기상전문기자 '채유진'으로 분했다.

    1년을 동거한 연인을 두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택한 유진이다. 특히 극 초반부터 몰아치는 바람 잘 날 없는 기상청 스토리는 여느 로맨스물과 다른, 제대로 매운맛을 선보였다. 작품 종영 전 만난 유라는 작품의 그런 점에 끌렸다고 했다.

    "초반 전개가 굉장히 빠르잖아요. '마라맛'이라고 많이들 하시는데요. 저도 그런 전개가 시선을 사로잡았고, 내용도 좋고, 캐릭터도 너무 좋고 대본 자체가 정말 재밌었어요. 꼭꼭꼭꼭 하고 싶었어요. 감독니과 미팅했을 때 그 눈빛과 말투마저 너무 좋아서 이번 작품이 아니더라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유진과 기준(윤박) 부부는 그야말로 '진상', '밉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커플이다. 유라는 시청자의 분노를 제대로 유발하면서 둘 사이의 사랑과 갈등까지 그려내야 했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다. 유라는 그간 작품에서도 얄미운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지만, 이 정도로 욕을 먹은 건 처음이라며 웃어 보였다.

    "사실 초반에 저는 분노 유발을 해야 했어요. 그래야 드라마가 재밌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저는 유진이 입장에서 유진이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쨌든 몰입을 해야 하니까요."

    "이제까지 했던 얄미운 역할 중에 욕을 제일 많이 먹었어요. 굉장히요.(웃음) 그런데 욕먹는 게 저한테는 좋은 거잖아요. 욕을 먹으면서 기분이 좋았던 건 처음이었어요. '엇. 힛. 성공!'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기억에 남는 건, 유진이가 임신한 후에 시청자분들께서도 기준이의 반응에 함께 분노해 주시더라고요. 그런 게 기분 좋았어요."
  • '라디오 로맨스', '그 남자의 기억법',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전작에서는 스타 역할을 맡아 매력을 발산했던 유라다. 그런 그가 이번엔 가장 '평범함'을 입어야 했다. 유라는 그 평범함이 오히려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징을 잡기 힘든 인물이라, 나름의 전사를 그리며 채유진 캐릭터에 몰입했다.

    "유진이가 평범한 삶이라서 어려웠다기보다는 특별하지 않은 성격이잖아요. 튀는 성격도 아니고 특별하게 어둡지도, 특별하게 밝지도 않고. 또 엄청 싸가지없지도, 착하지도 않은 중간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유독 어렵더라고요. 밉지만 밉지 않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유진이가 기준이에게만큼은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기준이가 그렇게까지 유진이를 사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는 유진이의 사랑둥이, 애교 많은 모습 부분에서는 저와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싶어요.(웃음)"
  • 이번 작품에서 유라는 처음으로 유부녀에 임신까지 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상대는 윤박. '라디오 로맨스'에 이어 작품에선 두 번째 재회였다. 다행히 알고 지낸지 오래된 동료라 호흡엔 자신 있었다.

    "'라디오 로맨스'에서는 박이 오빠와 딱 두 신 정도 마주쳤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일 친하게 지냈거든요. 친구다 보니까 쉽게 연락해서 '이 대사, 오빠 생각은 어때?' 하고 물어보기도 하면서 의논할 수 있었어요. 현장이 처음에는 다 낯설기 마련인데 박이 오빠가 있어서 덜 어색하더라고요."

    "유진이가 임신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기준이가 '계획에 없던 거잖아' 하잖아요. 그걸 대본으로 보는데, 연기하지 않았는데도 너무 열이 받더라고요. 그래서 촬영도 안 했는데 오빠한테 전화해서 미리 화낸 적도 있어요.(웃음)"
  • 게다가 비혼주의, 혼전 동거 등 여러 소재까지 곁들여진 작품이었다. 결혼 후 갈등을 겪는 캐릭터를 연기했음에도, 유라는 결혼에 대한 로망을 잃지 않았다. 정말 확신이 있다면 혼전 동거도 오케이. 상대가 내 소울메이트라면 비혼주의도 기꺼이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주변에서도 '연애랑 사는 건 정말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겪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살아보면 정말 사소한 것들이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정말 아메리칸 마인드라 혼전 동거는 괜찮아요."

    "정말 친구같이 편안하고 착한 그런 사람을 찾고 싶어요. 인생의 동반자, 소울메이트 같은 사람을 찾는다면 결혼하고 싶죠. 이랬는데 결혼 못 하면 어쩌죠?(웃음)"
  • 유라는 자신의 매력으로 '에너지'를 꼽았다. 자신의 강점을 묻는 말에 민망해했지만, 특유의 발랄한 텐션으로 대답에 설득력을 더했다.

    "제일 힘든 게 자기 칭찬 아닌가요?(웃음) 그래도 감독님들이 해주시는 말씀은 '에너지가 좋다'는 거였어요. 원래 저 자체가 텐션이 있다 보니까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제 장점을 열심히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나하나 필모를 쌓고 있는 그는 어떤 작품과 캐릭터든지,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 "날것의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배우 유라'를 찾아가고 싶고, '유라라서 가능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마음일 터다.

    "연기적으로는 액션물도 해보고 싶고, 저와 완전 반대되는 성격도 해보고 싶어요. 소심한 캐릭터 같은 거요. 저는 그냥 다 해보고 싶어요. 다음 작품이 어떤 캐릭터가 될지 확실하지 않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로코도 잘 살려볼게요. 불러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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