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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라는 형식은 제가 사실 10여 년 전부터 계속 드라마로 표현하고 싶었다. 남녀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지겹더라. 우리 삶에는 각자가 주인공인데, '왜 드라마는 주인공만 따라가야 하나'라는 고민 속에 옴니버스 형식을 택했다."
노희경 작가가 말했다. 노희경 작가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tvN 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에 14명의 삶을 담았다. 이들은 서로의 이웃이기도 하고, 친구, 가족이기도 하다. 자신이 주인공인 에피소드도 있지만, 다른 인물의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배우 이병헌의 표현처럼, 카메라가 어떤 날은 이 사람을 비추고 고개를 돌려 다른 날은 저 사람을 비춘다. 각자의 삶 속에 주인공인 사람들이 그렇게 차례로 등장한다. 그리고 무려 배우 김혜자, 고두심,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기소유가 그 삶을 노래한다. -
이병헌(이동석 역)과 신민아(민선아 역)는 제주에서 만난 두 남녀의 시린 재회와 위로를 그린다. 신민아의 데뷔작 '아름다운 날들'에서부터 만났던 두 사람은 영화 '달콤한 인생'을 거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세 번째 호흡이다. 이병헌은 "이전에 너무 풋풋하고 귀여웠던 신민아의 모습만 생각하다가,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춰보니 굉장히 깊이 있는 연기를 해서 내심 굉장히 놀랐고, 호흡도 굉장히 좋았다"라고 신민아와의 호흡을 전했다. 신민아 역시 "편안함이 있어서 동석과 선아의 관계에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달라진 점은 더 멋있어지셨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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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최한수 역)과 이정은(정은희 역)은 2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과 청춘의 기억을 떠올리는 중년의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차승원은 이정은과의 호흡에 대해 한 마디로 '맙소사'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정은이라는 배우가 물론 좋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사람으로서 너무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정은은 "선배 배우의 모습으로 많은 교감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편하게 연기한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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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맡은 은희는 고미란(엄정화)과 공주와 무수리 사이 같은 애증의 관계이기도 하다. 엄정화는 "미란은 은희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인물"이라며 "주변의 해결사를 자처한다. 제 성격과 좀 비슷하다. 성격이 참 좋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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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 한지민(이영옥 역)과 순정파 선장 김우빈(박정준 역)은 로맨스를 펼친다. 노희경 작가와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재회한 한지민은 "우리가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을 비범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담아주시는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해녀 역할을 맡아 "해녀복을 입고 벗는 것부터 두 세 명 정도가 필요했다. 그래도 기존에 제가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우빈은 비인두암 완치 후 6년 만에 '우리들의 블루스'로 안방극장 복귀한다. 그는 "떨린다"라고 여러 감정을 압축해서 전한 후에 "정준이의 환경과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려는데 중점을 둔 것 같다. 정준을 이해하고 싶어서 제주도에서 선장님을 만나 뵙기도 하고, 물질 나가는 해녀분들의 출퇴근을 따라가기도 했다"라고 남다른 노력을 덧붙였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조합이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독특한 점은 이들은 주인공만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의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이지만, 다른 누군가의 에피소드에서는 조연이 되고, 엑스트라가 된다. 한지민은 "제가 주인공이 아닌 회차에서는 조연으로 나오다 보니,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라. 선배 연기자분들의 구경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엄정화는 김혜자와 고두심과 함께한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그는 "두 분을 작품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두 분과 촬영이 있는 날 설레면서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떨리면서 갔다. 두 분을 앞에 두고 촬영을 준비하며 '이게 실화냐, 오래 버티니까 이런 날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혜자 선생님께서 '우리가 오래 하니 엄정화를 다 보네'라고 말씀해주셨다. 가끔 그 말을 떠올리면 힘이 난다. 이 드라마 자체가 저에게 힐링을 주는 게, 길이 안 보이고 자신이 없을 때, 이 두 분처럼 묵묵히 멋지게 연기를 사랑하며 가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뭉클했던 순간을 털어놓았다. -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산다. 노희경 작가는 '블루스'라는 음악에 대해 "흑인 서민층의 음악이다. 우리나라로 이야기하면 '트로트'같기도 하다. 아픈 사람들이 아프지 않으려고 부르는 노래가 너무 좋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음악을 듣는 재미도 있을 거다. 상처가 있지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병헌과 미팅할 때 '상처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에 주목하는 거다'라고 말했었다. 이 드라마를 쓰면서 즐거웠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우리들의 블루스'가 품고 있는 메시지에 대해 전했다.
한편, '우리들의 블루스'는 오는 4월 9일 tvN에서 첫 방송 된다. 드라마의 포문은 1회부터 3회까지 ‘한수(차승원)와 은희(이정은)’ 에피소드가 연다. 이어 4회는 ‘영옥(한지민)과 정준(김우빈)’, 5회는 ‘영주(노윤서)와 현(배현성)’, 6회는 ‘동석(이병헌)과 선아(신민아)’, 7회-8회는 ‘인권(박지환)과 호식(최영준)’, 9회-10회는 ‘동석과 선아’, 11회는 ‘동석과 선아 그리고 영옥과 정준’, 12-13회는 ‘미란(엄정화)과 은희’ 에피소드로 꾸며진다. 14-15회 ‘영옥과 정준 그리고…’라는 에피소드 제목은 ‘그리고’ 다음 의문의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더한다. ‘춘희(고두심)와 은기(기소유)’가 16-17회, ‘옥동(김혜자)과 동석(이병헌)’이 18-19-20회 마지막 에피소드를 장식한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