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터뷰①] 이세희 "'신사와아가씨' 캐스팅에 운 다 썼다…이제는 실력으로"

기사입력 2022.04.01.09:29
  • '신사와아가씨' 이세희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신사와아가씨' 이세희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함 뿐이었다. 모든 사람들께 감사드리고, 평생 잊지 않겠다."

    지난 27일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 연출 신창석)가 종영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신사'와 흙수저 '아가씨'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이세희는 파트타임 학원강사에서 한 저택에 입주 가정교사로 들어가 '신사' 이영국(지현우)과 인연을 맺는 '아가씨' 박단단으로 분했다.

    최근 작품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이세희는 "첫 번째는 좋은 스태프, 선배님들과 더 이상 같이 호흡하지 못한다는 것, 두 번째는 제가 더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다르게 표현할 있었을텐데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라며 "그래도 52부작이 끝나서 너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이세희는 '신사와 아가씨'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황금시간대 주말극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주연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이세희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라며 "제가 사랑을 받게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다. 워낙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 작품이었고,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무려 500: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발탁됐지만, 그가 처음 오디션을 본 역할은 '박단단'이 아니었다. 이세희는 "처음 오디션은 사촌동생 역할로 갔는데, 오디션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2차를 보러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대본을 보니까 주인공 역할이었다. '나를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을 잘 봤다"라고 전했다.

    합격 연락을 받고 이세희는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라 인지를 못 하고 멍했다. 그리고 눈물이 그냥 났다. 대표님께 연락을 받아서 '진짜 제가 됐어요?' 했는데, 사실 다시 바뀔 수도 있고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기사가 뜨고 난 다음에도, 현장에 가는 날까지 조마조마했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내가 됐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답했다.

  • 지상파, 황금 시간대, 그리고 첫 주연이다. 당연한 부담이 뒤따랐다. "끝날 때까지 부담이 있었다"라며 이세희는 "긴 호흡 작품도 해본적이 없고, 주인공으로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함께 한 선배님들이 저한테 뭐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고군분투해주셨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감사했던 마음이 컸기 때문에 촬영장을 떠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에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울컥하기도 했다. 이세희는 "그때 감독님께서 일부러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신을 뒤로 넣어주셔서 같이 끝낼 수 있게 해주셨다. 아버지부터 아이들까지 다 같이 힘들었던, 고생했던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돌아봤다.

  • 실제 작품을 마친 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여배우들과 함께 짧은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세희는 "처음 작품을 마치고 계획은 집에서 숨만 쉬는 것이었는데, 언니들이랑 제주도에 다녀왔다"라며 "코로나 때문에 포상 휴가도 못 가고 그런데, 가연 언니가 먼저 얘기를 꺼내주셨다. 아는 지인이 하는 숙소가 있다고 해서 단독으로 쓸 수 있었다. 사실 저는 언니들 짐도 들어주고 도움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제가 이것저것 흘리고 다녀서 언니들이 오히려 힘들었을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워낙 선배님들과 같이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같이 대기실을 써야 하는 것도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라며 "차화연 선생님이 먼저 마음을 여시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해주셨고, 저희 촬영장에는 꼰대가 없었다. 사이가 정말 좋았다. 더이상 같이 못 있는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따로 여행을 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세희는 여배우들끼리 서로 주소를 알고 있다면서 "일이 되게 늦게 끝난 어느 날이었는데, 집에 가니까 택배가 와있었다. 오현경 선배님께서 저한테 말도 안하고 최고급 소고기를 보내주셨다. 타지에서 혼자 힘들 때는 좋은거 먹으면서 원기 보충해야 한다고, 그래야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너무 감사해서 고기 먹으면서 새벽에 울기도 했다. 그런 일이 한 번도 아니고 힘들때마다 있었다. 이일화 선배님께서도 물도 좋은 거 마시라고 챙겨주시고, 위에 좋은 약도 보내주시고 그랬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 여배우들 뿐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춘, 지현우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컸다. 이세희는 지현우와 호흡에 대해 "선배님은 워낙 로코 장인이시다. 경험치가 있기 때문에 저는 믿고 따라갔다. 숟가락만 얹었죠"라고 답했다. 앞서 이세희는 지현우 덕분에 다시 연기하고 싶은 부분을 재촬영할 수 있었다는 미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세희는 "신인이라 한 번 더 가고 싶어도 여건상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선배님께서 다시 갈 수 있게 주도해주셨다"라며 "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신이 많았는데, 직접 스케줄도 다 확인하셔서 약속도 잡아주시고, 이일화 선배님께도 직접 연락해서 함께 리딩도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지 묻자 "진짜 귀여운데, 카메라가 꺼지면 텐션이 더 올라간다"라며 "초반에는 하하호호 즐거웠는데, 감정신이 많으면 아이들이 지루해지기 쉽다. 그런 것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러면 아이들이 또 잘 따라준다. 특히 재니(최명빈)가 연기도 정말 잘하는데, 인성도 좋다. 그 친구가 실제로도 첫째 딸이라 동생을 다루는 것처럼 애기들을 잘 컨트롤했다. 자신의 것만 하기도 바빴을텐데, 똑똑하고 똑 부러진다. 덕분에 수월하게 잘 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처럼 배우들간의 케미가 극으로도 이어지며 '신사와 아가씨'는 최종 시청률이 40%에 육박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게 됐다. 이세희는 스스로 칭찬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잘 표현했던 것 같다. 선배님들께도 그렇고, 후배 분들께도 잘 표현하다 보니까 실제 인물에서 캐릭터까지도 그런 감정이 잘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 다만 '신사와 아가씨'는 시작 당시 여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대의 아가씨가, 40대, 그것도 애가 셋이나 딸린 아이 아빠를 좋아할 수 있을까.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구태의연한 작품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던 것. 이러한 설정에 공감했는지 묻자 이세희는 "단단이의 경우 나이나 아이를 신경 쓴 것이 아니라 '이영국'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단단이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묻자 "기본적인 성격은 비슷한 것 같다.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라며 "대본대로 충실히 하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이세희가 곧 박단단 같다는 반응이 있을 정도였다. 싱크로율에 대해 묻자 이세희는 "지난 타임에서 70퍼센트라고 했는데, 올려야 할 것 같다. 단단이가 너무 운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자꾸 울컥하게 된다. 80% 정도인 것 같다. 저는 단단이처럼 단단하지는 못해서 그렇게 사랑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방영 중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기억 상실 및 거짓 임신 사기 등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한 것은 물론, 배우 및 스태프들이 코로나19에 확진돼 후반부로 갈수록 촬영 일정이 촉박해졌고, 이에 점차 개연성이 떨어지는 등 아쉬움을 남긴 것. 그럼에도 이세희는 "단단이와 영국이가 행복하게 살 것 같다"라며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 이세희에게 '신사와 아가씨'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그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캐스팅이 될 때 제 모든 운을 다 쓴 것 같다"라며 "이제부터는 제 실력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에게는 어떠한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냐고 묻자 "그냥 그 순간 같이 즐거웠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한 번은 그런 메시지를 받았었다. 위탁소에 맡겨진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보육교사 분께서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보셨다며 '저런 선생님이 있으면 우리도 행복할 것 같다고 단단 선생님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보고 정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②] 이세희, 날다(飛)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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