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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사용되는 '케미'라는 단어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 느껴지는 것, 그것이 '케미'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 손호준, 이규형, 허성태가 호흡을 맞춘 영화 '스텔라'는 이들의 환상 케미를 연료 삼아 달린다.
17일 영화 '스텔라'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권수경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손호준, 이규형, 허성태가 참석했다. '스텔라'는 사연은 많은 최대 시속 50km의 자율주행차 스텔라와 함께 보스의 사라진 슈퍼카를 쫓는 한 남자의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 -
손호준은 인생이 꼬여버린 주인공 '영배' 역을 맡았다. 그는 "차량 대부업계 에이스"라며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친구다. 동식(이규형)이라는 친구에게 슈퍼카를 맡기며 배신을 당하고, 이를 찾기 위해 우당탕 돌아다니다 스텔라를 만나게 되고, 스텔라를 타고 분노의 질주를 하게 되는 역할이다"라고 영배에 대해 설명했다. 대형 면허가 있다는 손호준은 1987년형 자동차 스텥라와의 호흡에 대해 "의외로 연기를 잘하더라. 덕분에 잘 찍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형', '맨발의 기봉이' 등을 연출한 권수경 감독은 손호준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언급했다. 그는 "손호준과 미팅이 있었다. 그 후에 믿음이 갔다. 영배 캐릭터를 잘 소화할 것 같았다. 앞서 손호준의 작품을 찾아봤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영배 역할의 접점을 찾았다"라고 밝혔다. -
이규형은 슈퍼카를 가지고 사라진 '동식' 역을 맡았다. 그는 "동식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는 역"이라며 "빚에 허덕이다가 우연히 들어온 영배(손호중)가 맡긴 슈퍼카를 제가 꿀꺽하게 된다.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역할"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친구 사이인 영배와 동식 역을 맡은 배우 이규형과 손호준은 실제로는 한 살차이 나는 형·동생 사이다. 이규형은 "제가 다행히 형"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머리도 삭발에 가깝게 짧게 자르고 태닝도 했다. 되게 현장을 잘 이끌어줬다. 다른 배우도 잘 챙겼다. 그래서 저도 좀 더 빠져들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손호준의 미담을 전해 현장을 훈훈하게 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를 함께 보내기도 했다. 이규형은 "지난 해 크리스마스이브를 같이 보냈다. 되게 후회하고 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주었다. 손호준은 "'형 뭐해'라고 물어봤다가, 어쩌다 만나게 됐고 이브를 같이 보내게 됐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 폭소케 했다. -
허성태는 '서 사장' 역을 맡았다. '서 사장'은 "차량을 파는 딜러"로 영배와 동식을 끝까지 쫓는 강렬한 인물이다. 권수경 감독 역시 허성태의 캐스팅에 대해 "'오징어 게임' 이전에 캐스팅했다"라며 "허성태가 연기한 '밀정', '범죄도시' 등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얼굴의 강렬함"을 캐스팅 이유로 꼽았다.
허성태는 '스텔라'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 특히 '서 사장'이 입고 나오는 수트는 남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허성태는 "'스텔라' 수트가 너무 좋았다. 그 옷이 정말 잘 맞았다. 촬영이 끝나고, 돈을 드리고 싶었는데 한 벌 선물을 받았다. 그래서 첫 상을 타면 이 수트를 입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으로 상 탔을 때 '스텔라' 의상을 입고 SNS에 인증사진을 남겼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2월 26일 허성태는 "'스텔라' 의상팀 보고 있나? 약속 지켰음 ㅋ 고마워요"라는 글과 함께 트로피와 함께 수트를 입은 인증샷이 게재했다. -
남다른 인연은 애정으로 이어졌다. 허성태는 '스텔라'의 100만 관객수 돌파 공약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 '스텔라'를 100만 관객이 봐주시면 무대인사 때, 코카인 댄스를 추겠다. 한국 영화를 사랑해주시는 관객분들 감사합니다"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코카인 댄스는 허성태가 쿠팡 플레이 'SNL 코리아'에서 선보인 댄스로 중독성 강한 몸짓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춤.
배우들이 회상하는 현장에는 이미 따뜻함이 담겨있다. 권수경 감독은 "전작 '맨발의 기봉이', '형'의 연장선에 있는 메시지"라고 '스텔라'가 담고 있는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사회가 가장 소중하게 갖고 있어야 할, 무너지지 말아야 할 큰 가치는 가족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영화 '스텔라'는 오는 4월 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