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종합] '바람' 정우·지승현, '고래' 천명관 작가와 만났다…'뜨거운 피'

기사입력 2022.02.21.14:19
  • 이홍래, 최무성, 천명관 감독, 정우, 김갑수, 지승현(왼쪽부터)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이홍래, 최무성, 천명관 감독, 정우, 김갑수, 지승현(왼쪽부터)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베스트셀러 '고래'를 쓴 천명관 작가가 영화 '뜨거운 피'의 메가폰을 잡았다. '뜨거운 피'는 천명관 감독과 남다른 인연의 작품으로, 그는 충무로에 들어선지 약 30년 만에 꿈을 이뤘다.

    21일 영화 '뜨거운 피'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정우, 김갑수, 최무성, 지승현, 이홍내, 천명관 감독이 참석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작품.

    천명관 감독은 '뜨거운 피'의 시작부터 자리했다. 그는 "김언수 작가에게 소설이 나오기 전부터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원래 부산 출신이고, 부산중에서도 낙후된 지역인 송도 쪽에서 성장한 친구다. 동네 어릴 때 이야기를 해주는데, 건달도 나오고, 시대에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그걸 소설로 써보라고 권했더니, '그게 소설이 되겠냐'고 하더라. 저는 그게 살아있는 이야기 같다고 적극적으로 옆에서 권했다"라고 소설이 나오기 전부터 '뜨거운 피'에 연결돼 있었음을 밝혔다.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소설이 영화화될 때, 김언수 작가는 천명관 감독에게 감독을 제안했다. 천명관 감독은 "소설이 나왔는데 엉뚱하게 '형이 연출을 맡아주면 어떠냐'라고 하더라. 여러 번 거절했는데, 소설이 나오고 원고를 보내줬다. 당시 그리스에 있었는데, 처음부터 하루 만에 원고를 다 읽었다. 책을 덮는 순간 '남 주면 후회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해보겠다'라고 답하고 시작됐다"라고 연출을 맡게 된 계기를 전했다.

    정우는 영화 '바람' 이후 13년 만에 부산의 거리를 누빈다. 희수 역을 맡은 정우는 "부산 사투리나 배경이 반복된 캐릭터가 될까봐 호기심 없이 읽어봤는데, 욕심이 났다. 이건 정통 누아르고, 거친 남자의 날 것 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제 또래 남자배우들은 욕심부릴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캐릭터에 애정을 전했다.

    유독 애정이 깊었다. 희수는 삶의 여러 단면이 오가는 캐릭터였다. 그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보여줘야 했다. 정우는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희수가 안타깝고,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유난히 다른 작품에 비해 공을 들였다. 정성스레 하고 싶었다"라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밝혔다.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김갑수가 희수의 보스 손 영감 역을 맡았다. 그는 "특이하게도 읍소형 보스"라고 했다. 평소 누아르 영화에서 본 검은 양복의 명령형 보스가 아닌, 생활 연기 속 '부탁하는 보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갑수는 "시나리오를 읽어보면서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히 알고 있는 폭력 영화 같지 않았다. 그 안에는 치열한 삶이 들어있다. 작은 항구 안에서 먹고 살아야 하는 치열함이 있다. 세대교체가 되는 시기, 누구와도 싸워야 하는 시기다"라며 "읍소형 보스를 잘해줘야 작품이 살아나겠다는 생각에 애를 많이 썼다"라고 밝혔다.

    최무성은 용강 역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응답하라 1988' 속 택(박보검)이 아빠 최무성과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최무성은 용강에 대해 "건달 세계 안에서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인물"이라며 "이런 캐릭터는 연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소스를 의상, 분장에서 얻는 편이다. 어떤 옷을 입고 나갈지 어려웠다"라며 분장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승현은 철진 역을 맡아 '바람'의 정우와 네 번째 호흡을 선보인다. '바람'에서 짱구와 정환 역으로 나온 두 사람은 '뜨거운 피'에서 친구 호흡을 선보인다. 지승현은 "600페이지 정도 육박하는 책에서 철진이 20페이지가 채 안 나온 걸로 안다. 영화적인 극적 긴장감을 위해 만든 캐릭터다. 그만큼 캐스팅도 고민이 많았다고 하셨다. 대본리딩 3일 전에 캐스팅이 됐다. 당시 드라마 두 작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고 철진이가 너무 하고 싶었다. 잘 해내고 싶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캐스팅됐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설명했다.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이어 지승현은 "정우 형과 2009년 '바람'이라는 작품을 하고 이후에 '응답하라'에서 카메오 출연했고, '이웃사촌'도 하고, 네 번째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부산 사투리를 쓰는 영화였다. (정우가) 부산 사투리 쓰는 영화에 들어가면 괜히 (나도) 기다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덧붙이며 정우와의 남다른 인연을 전했다.

    이홍내는 오디션을 통해 아미 역에 발탁됐다. 그는 "럭비공 같은 청춘의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우를 사랑하게 될 정도로 많이 의지하고, 쫓아다니면서 아미 역을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아미는 희수가 애정하는 후배로 이홍내는 촬영 현장에서 대부분 정우와 호흡했다. 그는 "황홀했다. 작품을 하면서 연기가 재미있고 흥분되는 것이라는걸 느끼게 해 준 선배님이다. 아직도 많이 생각이 난다. '뜨거운 피' 촬영장의 질감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라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천명관 감독은 건달이 등장하는 누아르 장르의 영화지만 '뜨거운 피'만이 가진 차별성을 밝혔다. 그는 "건달 영화라면 칼을 들고 검은 양복을 입지 않나. 그런 영화를 볼 때마다 공허함을 느꼈다. 저 친구들은 돈은 어디서 나오고, 인간관계는 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뜨거운 피' 소설을 보고 나니, 이렇게 건달들이 움직이고, 이 사람들은 우리랑 같은 사람들이고, 같은 동기를 가지고 있고, 결국 돈으로 움직이고, 서로 바라는 건 모두가 다 똑같다는 공감이 있었다. 그 공감이 이 소설을 영화화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뜨거운 피'는 오는 3월 23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