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터뷰] 윤복과 남라 사이…슬기로운 지금 조이현

기사입력 2022.02.20.00:01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모니터 너머로 펜을 든 모습이 보였다.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최대한 빠르게 고민한 뒤 답을 이어갔다. 필기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도 그랬다. 조이현은 "연기할 때도 대사를 무조건 수기로 써서 외워야 마음이 놓이는 성격이에요. 그냥 하는 취미 생활이 아니고, 직업이니까요.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윤복의 모습도 보이고,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속 반장 남라의 모습도 보이는 배우 조이현을 만났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반의 반장인 남라는 평소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누군가와의 대화를 막아둔 인물이었다. 친구들이 다 알고 있는 노래를 부를 때에도 따라 부르지 못했다. 하지만 좀비가 퍼진 학교에서 단 하나를 알게 됐다. 모닥불을 피우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얼마나 따뜻한지, 그 온기에 대해서 말이다.

    남라는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가장 변화의 폭이 큰 캐릭터였다.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성격이 변화했고, 좀비에게 물리며 절비(절반만 좀비)로 변화한 것도 그랬다. 절비가 되며 막강한 파워를 얻게 되었고, 인육에 대한 욕망도 참아내야 했다. 그 속에서 조이현은 남라를 "외로운 아이"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다.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시리즈에는 나오지 않지만, 시놉시스에 남라에 대한 이런 말이 쓰여 있었어요. '남라는 공부를 엄마가 시켜서 하는거고, 대학만 가면 자유로워질 거라는 생각에, 엄마에게 해방되기 위해 공부를 한다'라는 글이요. 이 글을 생각하고 남라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남라는 우정을 알게 되지만, 그래도 외로운 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에 친구들에게 '우린 친구잖아'라는 대사를 하지만, 그렇게 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말하자면, 남라 혼자 감정 정리를 한 후인 거죠. 친구를 얻었지만, 그래도 외로운 존재로 남을 것 같아요."

    앞서 이재규 감독은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학교는' 속 캐릭터들을 실제 성격과 닮은 배우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조이현은 "남라와 제가 닮은 점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는데요"라며 답을 이어간다.

    "제가 MBTI가 바뀌었어요. 원래 ISFP였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을 촬영할 때, ISTP로 됐더라고요. 남라를 연기하면서 제가 이성적으로 변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학교 2021' 촬영하면서 다시 검사했는데 ISFP로 돌아왔어요. 아마도 남라와 제가 닮아갔던 것 같습니다."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좀비도 사람도 아닌 '절비'는 처음 등장하는 존재였다. 절비 중에서도 남라는 이뮨(바이러스에 면역을 가진 상태)이었다. 조이현 역시 처음 캐릭터를 구축할 때 어려웠다. 원래 좀비물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절비라는 존재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많았는데요. 우선 '절비'를 연기하기 위해 좀비의 성향을 보여줘야 해서요. 안무가 선생님께 손가락 도작, 목을 꺾는 모션 등 레슨을 받았고요. 제가 잘했다기보다, 특수분장의 힘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혼자 거울을 보고 연습할 때, '촬영할 때 부끄럽겠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분장을 받고 나니, 부끄러움이 사라지더라고요. 특수분장을 보면서 리얼해서 좋았는데, 완성본에서도 잘 나와서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남라는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유일하게 쌍방 러브라인을 가진 캐릭터였다. 같은 반 수혁(로몬)이가 그를 짝사랑하는 순애보를 보여주는 것. 조이현은 로몬을 처음 만날 때를 회상하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 방영 중이라, 작품의 팬이라고 다음 이야기를 스포일러 해달라고 이야기하면서 빠르게 친해진 것 같아요"라고 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실제 같은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도 했다.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로몬이는 자기 관리도 되게 열심히해요. 그리고 저랑은 다르게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생겼잖아요. 이국적이고. 비주얼 말해 뭐해요. 너무 훤칠하고 잘생긴 청년이죠.(웃음)"

    연결 선상에서 시즌 2에서 수혁과의 러브라인을 기대하는 바를 밝혔다.

    "시즌 2에서 수혁과의 러브라인이 이어지면 너무 좋겠죠. 왜냐면 그런 말을 봤거든요. '시즌 1에서 뽀뽀까지 했는데, 마지막에 남라가 우리 친구잖아라고 해서 서운했다'라고요.(웃음) 시즌 2에서 남라가 힘은 더 세지만, 수혁이가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케어해줄 수 있는 든든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봅니다."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조이현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윤복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이 남라와 윤복이가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조이현은 "윤복이랑 남라가 같은 사람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아서 뿌듯했어요"라고 진심을 전한다.

    "다른 인물을 연기했는데, 정말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씀해주신 거잖아요. 어찌 보면 칭찬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매 작품 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맡으면서 시청자분들에게 연기 변신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루아침에 탄생한 스타가 아니다. 조이현은 지난 2017년 웹드라마 '복수노트'로 데뷔했다. 그 후 단편영화 '귀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학교 2021', 영화 '변신' 등의 작품을 통해 단단하게 배우로서의 길을 다져왔다. 사실 조이현은 한림예술고등학교 시절 실기시험 꼴찌에서 2등까지 역전했던 것은 그를 설명하는 하나의 일화일 거다.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그때나 지금이나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게 같은 것 같아요. 제가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였거든요. 그런데 '엄청난 뮤지컬 배우가 될 거야'라는 생각보다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어요. 배우로서 엄청난 목표를 갖고 살기보다, '오늘을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좋은 사람이 되어있겠지'라는 것이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에요."

    "더 나아진 게 있다면, 그때는 학생이었고 지금은 데뷔해서 많은 분께 이름을 알릴 기회가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인지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남라'로 저를 알아봐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하고 있다. 흘러가는 1시간의 인터뷰 시간에도 펜을 들고 무언가를 적어가며 놓치지 않고 이야기하려고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내가 즐기려고 하는 취미생활이 아닌, 내가 해야 할 몫을 정확히 인지하면서 말이다.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이현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처음에 연기했을 때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점점 더 흥미가 생기고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수없이 오디션을 보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가진 성격을 극복했다기보다, 많은 작품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가 변한 것 같아요. 소극적이었는데 예술고등학교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며 극복이 되었고요. 데뷔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성향이 바뀌었고요. 여전히 낯을 많이 가리긴 하는데요. 그래도 작품을 하면서 많이 나아졌어요."

    2022년을 살아갈 '조이현'은 어떤 계획을 하고 있을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무수히 많죠. 제가 여태까지 해온 장르가 모두 다르더라고요. 늘 새로운 캐릭터와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장르를 가릴 것 없이 좋은 작품이 온다면 열심히 할 거예요. 올해 아직 정해진 정확한 계획은 없는데요. 일단 '지금 우리 학교는'을 아직까지 열심히 즐길 예정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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